[쿠키 스포츠] “아~ 류현진 선수, 3루 파울라인 좀 밟지 말지. 너무너무 아까워. 으앙~”
27일 7회까지 퍼펙트게임을 펼치며 국내외 야구팬들을 흥분시킨 류현진(27·LA 다저스)이 7회를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와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영상이 우리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기립박수를 보내며 환호성을 치는 관중과 달리 다저스 선수들은 류현진을 본체만체하는 장면이 이채롭다. 대기록을 눈앞에 둔 선수와는 접촉하지 않는다는 메이저리그 징크스 때문이라는데 평소 다른 선수들과 곧잘 어울리는 류현진이 덕아웃에서 홀로 멀뚱멀뚱 앉아 있는 모습이 네티즌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기고 있다.
화제의 영상은 이날 오후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류현진 7회 기립 박수 - 여전히 퍼펙트’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영상을 올린 네티즌은 “정말 끝내주는 경기야. 경이로울 정도라고. 난 지금까지 7회까지 투수가 퍼펙트게임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거든.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지만 말야. 나 소름 돋아”라고 적었다.
1분18초짜리 영상은 1루쪽 관중석에서 찍은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는 7회초 마지막 타자를 투수앞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이 천천히 마운드에서 덕아웃으로 걸어가는 장면이 담겨 있다.
류현진이 아웃을 잡아내자 현장의 관중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기립박수를 보내며 열광한다. 관중석 분위기는 뜨겁지만 경기장 안의 분위기는 오히려 차분하다. 수비하던 다른 선수들도 덕아웃으로 뛰어 들어가며 류현진과 접촉하지 않는다. 덕아웃에서 항상 류현진과 하이파이브를 하던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6)조차 류현진이 자신의 바로 뒤에 앉는데도 본체만체한다.
다저스 선수들이 류현진과 접촉하지 않는 건 메이저리그의 징크스 때문이다. 퍼펙트게임이나 노히트노런 등 대기록을 앞둔 투수에게 가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소 동료들과 장난스러운 스킨십을 해온 류현진도 징크스를 의식한 듯 덕아웃까지 조용히 걸어와 앉는다.
우리 야구팬들은 이런 장면에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저스 관중석과 덕아웃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다른 모습도 야구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인터넷에는 “류현진 고독한 싸움을 했구나. 재미있다” “환호하며 기립박수 보내는 관중 사이에서 나홀로 역투를 펼치는 류현진, 왠지 멋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류현진이 덕아웃으로 내려오는 동안 3루 파울라인을 밟아 퍼펙트게임을 놓쳤다는 농담도 눈길을 끌었다. 한 네티즌은 “에그. 현진이. 내려오면서 좀 조심하지. 3루 파울라인 밟아 퍼펙트 놓친 것 아닌가”라는 글을 적어 다른 네티즌들의 웃음을 샀다.
류현진은 그러나 8회 2안타를 내주며 1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저스는 다행히 4대3으로 승리해 퍼펙트를 놓친 류현진에게 5승을 안겼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