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기자 징계라니, 부끄러워하라” 노조·PD 발끈 MBC 위기

“PD·기자 징계라니, 부끄러워하라” 노조·PD 발끈 MBC 위기

기사승인 2014-05-29 13:22:00

[쿠키 사회] KBS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MBC에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PD와 기자의 징계를 둘러싸고 노사갈등이 증폭되고 있는데, 자칫 집단행동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MBC노조는 29일 ‘진정 파국을 원하는가? 징계시도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다음주로 예고된 권성민 PD와 신지영 기자에 대한 인사위원회 개최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권 PD는 진보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자사 보도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해 회사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이유로, 신 기자는 출고되지 않은 기사를 회사 내 다른 부서원들이 볼 수 있게 했다는 이유로 징계 위기에 처해있다. 권 PD의 경우 중징계를 예고하는 대기발령 상태다.

MBC노조는 “사측이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수준으로 전락한 MBC의 현실을 두고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조합원들을 향해 징계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면서 “경영진이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고 있다. 공영방송 MBC에서 마땅히 지켜져야 할 공정과 자율의 민주적 가치를 조롱하고 짓밟고 있고 이제 인내도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뿐만 아니다. MBC 예능 PD들도 발끈하고 나섰다.

예능 PD들은 전날 ‘권 PD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권 PD의 글은 결코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았다”면서 “부당한 인사위원회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에는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를 포함해 ‘아빠! 어디가?’의 김유곤·정윤정 PD, ‘진짜사나이’의 김민종·최민근 PD 등 MBC를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PD를 비롯한 48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이번 세월호 참사 속에서 지상파 3사의 보도행태에 대한 국민의 공분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판단 능력을 갖춘 경영진이라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진심을 담은 사과”라며 “그러나 지금 MBC 경영진은 그런 반성은커녕 그런 반성의 사죄를 한 양심적인 MBC 구성원의 글을 두고 인사조치를 취하려 하고 있다. 경영진의 반응은 인사위원회 회부와 징계가 아니라 부끄러움, 미안함 그리고 가슴 아픈 반성”이라고 비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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