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채팅女’ 토막살해 모텔PC 검색기록 보니… 귀금속 욕심에 계획 범행

기사승인 2014-06-09 22:32:55

채팅으로 만난 50대 남성이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해 그를 토막살해 했다고 진술했던 30대 여성이 실제로는 귀금속을 사려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은 범행 이튿날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귀금속 상점에서 목걸이와 반지 등을 구매한 뒤 시신을 이곳저곳에 유기하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달 말 발생한 50대 남성 B씨(50)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인 A씨(36·여)가 귀금속을 사기 위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미리 범행을 계획하고 지난달 26일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B씨를 경기도 파주시의 한 무인 모텔로 유인했다. A씨는 그곳에서 미리 소지하고 있던 30㎝ 길이의 흉기로 B씨의 목과 가슴 등 30여 곳을 찔러 살해했다. 이어 인근 상점에서 전기톱과 비닐, 세제 등을 구입한 뒤 B씨의 두 다리를 절단하고 모텔 안의 살해 흔적을 지웠다.

A씨의 엽기적인 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B씨의 지갑과 신용카드 등을 챙긴 뒤 범행 이튿날 경기도 일산의 한 귀금속 상점에서 300만원 상당의 목걸이와 반지 등의 귀금속을 구매했다. 이후 자신의 외제차를 몰고 B씨의 두 다리를 비닐에 싸 파주시 농수로에 버리고 몸통 부분은 가방에 담아 인천 남동공단 골목길에 유기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남동공단에서 시신 일부를 발견한 행인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 인근 CCTV 화면에 포착된 용의 차량을 추적해 A씨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

별다른 직업과 전과가 없는 A씨는 애초 경찰 조사에서 “B씨가 강제로 성관계를 가지려 해 저항하던 중 호신용 칼로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가 귀금속을 산 사실이 밝혀지면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모텔 내 PC에서 인천 수도권매립지와 남동공단 등을 검색한 기록이 나온 점을 미뤄 A씨가 즉흥적으로 B씨의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A씨가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점에 주목하고 원한관계와 공범 여부 등을 조사했지만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오는 10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