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개를 떠나보낸 여섯 살 꼬마의 이야기가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아직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든 나이일 텐데요. 하지만 개가 막 세상을 뜬 뒤 아이가 한 말에 주위에 있던 가족 등 어른들이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자, 어떤 이야기인지 한 번 들어보시죠.
이야기는 지난 5월 이후 유명 사진공유 사이트인 ‘임구르’ 등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수의사가 쓴 글이라는데 작성자의 이름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수의사가 쓴 글에는 ‘베커(Belker)’라는 이름의 개가 등장합니다. 10살 된 베커는 아이리시 울프하운드라는 종입니다.
베커의 주인은 론과 그의 아내 리사, 그리고 6살짜리 꼬마 셰인입니다.
수의사가 베커를 진찰했을 때 베커는 이미 말기 암에 걸려 있었습니다. 론과 리사 부부, 셰인의 간절한 소망에도 베커는 살아날 가망이 없었다네요. 수의사로서 베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도록 하는 안락사뿐이었답니다.
결국 이튿날 안락사가 진행됐고 론과 리사, 셰인이 지켜보는 사이 베커는 서서히 평화롭게 눈을 감았습니다.
셰인은 베커가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베커를 안고 있었고요. 론과 리사, 수의사는 동물의 수명이 왜 이리 짧은지 안타까워하며 대화를 나눴답니다. 조용히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셰인이 갑자기 말했답니다.
“나, 왜 그런지 알아요.”
깜짝 놀란 세 사람은 셰인의 이어지는 말에 더욱 놀랐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태어나면서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거나 행복한 인생을 사는 방법을 알아요. 그렇죠? 개도 똑같아요.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그 방법을 알고 있는 거에요. 그러니까 개들은 오랫동안 살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야기는 페이스북에도 올라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아~ 울음이 나올 것 같아.”
“나 며칠 전 사랑하는 개를 떠나보냈거든. 울적했는데 이 글을 읽고 많이 힘이 났어. 먼저 나를 떠난 우리 개도 이미 나에게 줄 모든 사랑을 줬겠지. 이제 기쁨의 눈물이 난다.”
우리가 사랑하는 개는 우리보다 몇 배나 짧은 생을 살다 떠나죠. 그래서 항상 안타깝고 힘든 순간이 옵니다. 사랑하는 개를 떠나 보내야할 때 셰인의 말을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이미 충분히 사랑을 주고받았으니 기쁘게 떠날 수 있다고 말이죠.
아이리시 울프하운드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개 중 하나라고 합니다. 아일랜드 켈트족의 사냥 파트너로 유럽 사회에 명성을 날렸는데 키가 무려 80㎝를 넘나들고 몸무게도 50㎏ 이상이라네요. 외모는 위협적이지만 실제는 점잖고. 검은 눈과 다정한 성격을 갖고 있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