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수들은 상대가 강하게 치고 나오면 위축돼 자신들의 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향이 있죠.”
브라질월드컵을 맞아 SBS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인 차두리(34·FC서울)의 ‘돌직구’ 해설을 놓고 일본 네티즌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배려, 속으로는 증오’로 가득 찬 평소 일본혐한 네티즌들의 성향으로 볼 때 차두리에 대한 험악한 반응이 쏟아져야 하지만 요즘은 조금 의외의 댓글이 달리고 있네요.
차두리의 발언은 지난 20일(한국시간) 일본이 브라질월드컵 그리스전을 해설하면서 나왔습니다. 차두리는 일본이 1명이 퇴장해 10명으로 싸우는 그리스를 상대로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하자 일본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습니다.
“일본 선수들은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위축됩니다. 일본과 맞서는 팀은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어요”라고 말이죠.
당시 차두리의 발언에 우리 네티즌들이 공감했습니다. “맞아. 일본은 육탄전을 싫어하는 듯” “일본 축구는 마치 배구를 보는 듯 몸싸움이 없다” “저돌적으로 부딪혀야 틈새가 생길 텐데, 수적우위가 있다고 해도 그리스가 수비에 전념하면 패스로 뚫기 어렵지” 라는 댓글이 이어졌죠.
일본 매체들은 차두리의 발언을 다소 비판적으로 실었습니다. ‘한국에서 차미네이터’로 불리는 선수가 아버지 차범근과 경기 해설을 하면서 일본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고 말이죠.
근데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의외입니다. 평소 같으면 차두리에 대한 비판은 물론 차범근, SBS, 한국축구에까지 악담을 퍼부었을 텐데 이제는 공감하는 의견이 많이 보입니다.
“맞다. 차두리 날카로운데?”
“정답입니다. 일본인들도 알고 있습니다.”
“어떡해. 한국이 일본 축구의 단점을 알아차려 버렸다.”
“조선인들도 가끔 올바른 평가를 하는 군.”
물론 한국에 대한 비난과 저주도 없진 않습니다.
“그런 일본 축구에게 지는 한국 축구라.”
하지만 곧이어 일본 축구에게 한국이 강했다는 점을 지적한 의견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성인대표의 경우 일본은 한국과 73전 12승 21무 40패다. 한국에게 이길 확률이 16.4%밖에 되지 않는다구. 이번만큼은 형님의 나라에게 배워야 한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