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러시아전과 알제리전 경기 결과를 맞춘 게시물이 인터넷에서 ‘성지글’이라 불리고 있다. 이 글에선 벨기에전에 대한 예측도 포함돼 있어 주목을 끈다.
23일 축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성지글이라 불리는 게시물이 퍼지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인터넷 커뮤니티 ‘가생이닷컴’ 축구 게시판에 올라온 글로 지난달 29일 작성됐다. 글은 ‘러시아전 비기고 알제리전 대패함’이란 제목으로 시작한다.
글의 작성자는 글 속에서 비교적 상세한 분석까지 내놓았다. 그는 “러시아가 조직력이 탄탄하고 실점이 적긴 하지만 공격이 단조롭다”며 “게다가 따뜻한 곳에선 무승부가 많았다. 우리와 무승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알제리전에 대해선 “알제리 선수들의 개인기에 말려 2명의 미드필더가 고전할 것”이라며 “한골 먹히고 수비라인이 붕괴돼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글을 대부분 적중해 한국은 러시아전에선 1대 1로 비겼고, 알제리전에선 2대 4로 대패했다. 특히 알제리전에선 전반 초반 수비가 무너지면서 대거 3실점을 했다. 또 한국영 선수는 태클하다가 경고를 받는 등 불안한 모습이었다.
이 작성자는 벨기에전에 대해선 “상상하기도 싫다”며 “경기에 대한 기대를 접는다”고 했다. 이어 “허정무호 시절엔 아르헨티나전에 맞서 영혼의 텐백(필드 플레이어 10명 모두 수비에 가담)에 이은 역습축구를 완성시켰다”라며 “하지만 홍명보호엔 역습이 없다”고 설명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월드컵전인 6월 3일 당대 최강 스페인과 평가전을 치렀다. 결과는 0대 1로 졌지만 적극적인 수비에 이은 역습전략은 괜찮았다는 평가였다. 이후 월드컵에 나선 허정무호는 아르헨티나전에서 1대 4로 지긴 했지만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게시물 작성자는 “신념이 없고 뜻도 없고 과정이 부정부패인데 성공하면 그건 흙탕물 속으로 빠지는 꼴”이라며 “한국인으로서 응원은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팀이 성공할 리가 있겠냐는 부정적인 생각도 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홍명보호는 H조 조별예선 2차전이 끝난 현재 1무 1패로 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16강행은 어려워졌지만 실낱같은 희망은 있다. 오는 27일 열리는 벨기에전에서 2골 이상의 다득점 승리를 거둔 뒤, 러시아가 알제리를 최소 점수로 이긴다면 두 번째 원정 16강행을 바라볼 수 있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