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남미의 초강세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조별리그에서는 다른 대륙을 압도했지만 16강 토너먼트부터는 스스로 상승세를 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남미 네 팀이 4강 진출권 한 장을 놓고 싸우는 16강 대진표가 완성됐다.
우루과이는 25일 브라질 나타우 에스타디오 다시 두 나스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이탈리아를 1대 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우루과이는 2승1패(승점 6)로, 조 2위에 올라 16강 진출권을 확보했다. 같은 날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는 C조의 콜롬비아가 일본을 4대 1로 격파하며 3전 전승(승점 9)으로 1위를 확정했다.
C조 1위와 D조 2위가 대결하는 16강 대진표에 따라 우루과이와 콜롬비아의 빅 매치가 성사됐다. 두 팀은 오는 29일 리우데자네이루 에스타디오 두 마라카낭에서 8강 진출권을 놓고 단판승부를 벌인다. 16강에서 벌어지는 두 번째 남미 팀끼리의 대결이다. 앞서 브라질과 칠레는 지난 24일 A조 1위와 B조 2위를 각각 확정하며 16강 맞대결을 예고했다. 두 팀은 오는 29일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싸운다.
문제는 브라질과 칠레, 우루과이, 콜롬비아 등 남미 네 팀이 16강 대진표의 한쪽으로 쏠린 점에 있다. 이로 인해 두 팀은 16강전에서, 한 팀은 8강전에서 반드시 탈락한다. 남미 네 팀 가운데 세 팀이 4강 이전에 탈락하는 셈이다. 조별리그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압도하고 유럽과 북중미에 근소한 우세를 가져간 남미가 토너먼트에서는 대진표상 서로를 밀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유럽과 북중미가 대진표의 수혜를 얻은 셈이다.
남미의 다른 본선 진출국으로 16강 진출권을 확보하고 순위 결정만 남긴 아르헨티나는 현재 F조에서 1위다. 에콰도르의 경우 E조에서 16강 진출의 하한선인 2위를 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는 26일 새벽(한국시간) 나란히 열리는 각조 3차전에서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F조 1위와 E조 2위, 또는 F조 2위와 E조 1위로 조별리그를 마감하면 16강에서 격돌한다. 이 경우 남미는 본선 진출 6개국이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하고도 3개국이 토너먼트 첫 판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맞게 된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가 각각 F조 2위와 E조 1위로 16강에서 만날 경우 남미는 한 장의 결승 진출권을 놓고 싸우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