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영표 고별전 빛냈던 그 사람”… K리그 신생 이랜드 감독에 마틴 레니

“아, 이영표 고별전 빛냈던 그 사람”… K리그 신생 이랜드 감독에 마틴 레니

기사승인 2014-07-17 09:38:55

프로축구 K리그의 신생 구단인 이랜드가 초대 사령탑으로 북미 프로축구 메이저리그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지휘했던 마틴 레니(39·스코틀랜드) 감독을 선임했다. 레니 감독은 이영표(37) KBS 해설위원의 고별전에서 ‘감동의 선물’을 선사해 우리나라 축구팬에게도 잘 알려진 ‘덕장’이다.

이랜드 구단은 레니 감독과 2017년까지 계약했다고 17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메이저리그 출신 지도자다. 레니 감독은 2005년부터 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북미 프로축구 2부 리그에서 하위권이었던 클리블랜드 시티스타즈와 캐롤라이나 레일호크스를 정상으로 이끌고 명성을 쌓았다. 2010년부터는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인 밴쿠버를 지휘했다. 감독으로 부임한 첫 시즌에 플레이오프로 진출했다.

레니 감독은 이 해설위원과 깊은 친분을 쌓았다. 이 해설위원은 지난해 10월 28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현역 선수로 마지막 경기를 치르면서 레니 감독으로부터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당시 레니 감독은 밴쿠버의 홈구장인 BC플레이스 경기장에서 열린 콜로라도 래피즈와의 메이저리그 최종전에서 3대 0으로 앞선 후반 45분 수비수인 이 해설위원을 공격수 에릭 후르타도(24·미국)와 교체했다.

후반 추가시간을 더해 3분여를 남기고 전술과 무관한 교체를 단행한 이유는 이 해설위원의 은퇴를 빛내기 위해서였다. 이 해설위원은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홈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그라운드를 떠났다. 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치며 이 해설위원의 이름을 연호했다. 관중석 곳곳에서는 이 해설위원의 이름을 영문으로 적은 걸개와 태극기가 휘날렸다. ‘이영표 선수, 밴쿠버에서 뛰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한글로 적힌 팻말과 초상화를 그린 대형 태극기도 등장했다.

1분을 넘긴 이 해설위원의 작별인사에 심판의 제지나 상대 선수들의 항의는 없었다. 이 해설위원은 벤치에서 기다리는 레니 감독을 껴안으며 감사를 표했다. 당시 이 해설위원은 경기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린 시절부터 꿈꾼 은퇴의 순간은 이런 것이었다”며 “행복했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랜드 구단은 “이 해설위원이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훈련 방법과 운영의 선진화는 자신이 경험했던 모든 감독들 가운데 최고였다는 조언을 얻었다”며 레니 감독을 선임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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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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