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조화와 조전문을 우리 측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17일 개성공단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명의의 김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조화와 조전문을 전달받고 돌아온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이 전했다. 박 의원 일행은 개성공단에서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를 만났다.

박 의원은 “(김 부장이) 박 대통령의 경축사와 관련, 핵 문제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전제조건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부장은 또 을리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앞두고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우리 정부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고 박 의원은 덧붙였다.

김 부장은 오후 5시쯤 개성공단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사무소를 방문한 박 의원과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등을 만나 김 제1위원장 명의 조화와 조전문을 전달했다. 조화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김정은’이라는 내용의 문구가 적혀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