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경영진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27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 6월 27일, 7월 21일 파업을 진행한 바 있고 이번에는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앞선 두 번의 파업은 의료민영화 반대와 의료공공성 확보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료 민영화를 반대한다면서도 서울대병원 경영진을 향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더 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병원측 한 관계자는 “병원 경영진이 노조와 일반직에 근로자에 대해 무대응으로 가고 있어 오병희 원장 취임 초기부터 노조와 갈등이 심한 것은 사실”이라며 “전임 원장과 전혀 다른 태도도 노조를 자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측 관계자는 “교섭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역대 원장 중 오 원장이 최고다. 의사소통 자체를 안 하려 든다. 오 원장은 도망다니고 우리는 오 원장 찾으러 다닌다”며 “말로는 소통, 공감, 개혁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전혀 소통이 안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병원 내 모든 의사소통을 노조와 일반직 직원을 배제한 채 몇몇 교수와 처리하는 밀실행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업 이외의 수단을 갖고 있지 않은 노조는 파업을 앞두고 혹은 병원 경영진과 불협화음이 날 때마다 병원의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는 자료들을 발표하면서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에는 ‘UAE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 위탁운영으로 의료의 질이 하락될 수 있다는 것과 첨단외래센터 사업을 강행하면 직접 사업비만 약 1100억원에 달하고 두산컨소시엄에 매년 62억씩 20년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병원 경영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노조와 달리 교수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병원이 적자인 상황에서 경영진이 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데 노조가 과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반응이 많다.
서울대병원 한 교수는 “오 원장이 노조에게 특히 적대적이지는 않다. 교수들도 월급이 줄어드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병원이 어려운데 노조측 주장만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교수들의 불만은 오 원장이 취임 한 후 병원 발전을 위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전임 원장이 많은 일을 하려 했다면 오 원장은 그 반대다. 게다가 보좌하는 사람들을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인 사람들로 채워 문제없이 임기를 채우려고 하는 듯 보인다”며 “교수들은 갑갑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sunjae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