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세미만 ‘감기약’ 위험성분, 약국·병원에서 버젓이 처방

만 2세미만 ‘감기약’ 위험성분, 약국·병원에서 버젓이 처방

기사승인 2014-09-03 12:14:55

안전성 문제로 만 2세 미만 영유아의 복용이 제한돼 있는 감기약이 약국과 병원에서 빈번하게 처방되거나 판매되고 있어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이 서울에 소재한 100개 약국을 대상으로 만 2세 미만 영유아에 대한 감기약 판매실태를 조사한 결과 70개 약국(70%)에서 안전성이 우려되는 28개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을 판매하고 있었다. 해당 감기약은 안전성 문제로 만 2세 미만 영유아의 복용 용도로는 약국판매가 금지돼 있다.

소비자원이 만 2세 미만 영유아가 감기증상으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감기약을 조사한 결과, 50개 중 41개 병원(82%)이 문제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을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의약품등 표준제조기준’상의 감기약 기준 개정을 통해 염산슈도에페드린 등 안전성이 우려되는 28개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의 2세 미만 용법·용량 표시를 삭제 조치한 바 있다. 식약처의 조치에 따라 의사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만 2세 미만 영유아에게 문제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을 처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 1969년~2006년, 미국에서 OTC(비처방의약품) 감기약을 복용한 2세 미만 영유아에게 사망, 경련, 의식 저하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자 미국 FDA가 2세 미만 영유아에게 OTC감기약의 사용 금지 권고를 내린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약국에서 만 2세 미만 영유아의 복용 용도로 판매된 문제 성분의 감기약 26개 중 6개 제품에는 ‘2세 미만 영유아에게 투여하지 말 것’이라고 명확하게 표시돼 있어 약국에서 잘못 판매했더라도 보호자의 확인과 사후 조치가 가능했다. 하지만 나머지 20개 제품에는 ‘2세 미만의 영유아는 의사의 진료를 받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이 약을 복용시키지 않도록 한다’고 표시돼 있어 자녀에게 복용시켜도 무방한 것으로 보호자가 오인할 가능성이 있어 개선이 필요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우리나라도 동 연령대 소아의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문제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의 판매금지 연령을 만 6세 이하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영유아를 둔 보호자에게 자녀가 감기에 걸리면 의사의 진료를 받고, 병원에서 처방한 감기약이라도 제품 표시ㆍ사용상의 주의사항 등을 살펴 복용 가능 여부를 재차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식약처는 “감기에 걸린 만 2세 미만 영유아는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동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을 복용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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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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