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순서 기다리는 대통령’ 페북 달군 한 장의 사진, 하지만…

‘병원서 순서 기다리는 대통령’ 페북 달군 한 장의 사진, 하지만…

기사승인 2014-09-11 09:32:55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널리 알려진 우루과이 호세 무히카(Jose Mujica·79) 대통령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이 페이스북을 달구고 있습니다. 맨발에 샌들을 신은 간편한 차림을 찍은 사진인데, ‘병원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대통령’이라는 설명과 함께 페이스북을 나돌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크게 감동하며 큰 호응을 보내고 있는데요. 알고 보니 사실과 조금 다르네요.

사진을 좀 더 자세히 보실까요? 하늘색 셔츠와 감색 바지 차림의 무히카 대통령이 샌들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다소 피곤해 보이는데요.

이 사진 아래에는 영어로 ‘공중병원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우루과이 호세 무히카 대통령’이라는 설명이 달려 있었습니다. 사진은 삽시간에 인터넷 곳곳으로 퍼졌습니다. 무려 10만건 이상이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고 하는군요.


무히카 대통령의 사진이 이처럼 인기폭발인 것은 그가 평소 낮은 곳을 향하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력은 독특합니다. 1935년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난 그는 60년대 도시 게릴라 활동을 했고 70년대 군사정권 시절에는 14년간 감옥살이를 했습니다. 85년 민정 이양 이후 석방된 뒤 정치활동을 시작해 2010년 5년 임기 대통령에 당선됐죠.

무히카 대통령의 인기는 그의 소탈한 행동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는 대통령 취임 당시 재산이 1800달러짜리 중고차 1대밖에 없다고 신고했습니다. 넥타이도 매지 않고 1만2000달러의 월급 중 90%를 기부한다고 하네요. 집무를 보는 도중에도 눈과 밭을 일구는 일을 계속한다고 하고요. 심지어 자연재해를 입은 마을의 지붕을 직접 수리하겠다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놀라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느냐고 물으면 무히카 대통령은 “그게 뭐 어때서요? 대통령이 되기 전과 똑같이 사는데요”라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 사진은 병원에서 무히카 대통령이 순서를 기다리는 장면이 아니라고 합니다. 경제부 장관을 임명하는 자리였는데 너무 더운 날씨에 맨발에 샌들을 신은 것뿐이라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부럽네요. 이런 사진 한 장에 전 세계 네티즌들을 열광시키다니,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올랐어도 평소의 소탈한 모습을 잃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분이라 더욱 그런 거겠죠?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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