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리스 북부의 고대 유적지에서 알렉산더 대왕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 무덤이 발견돼 세계 고고학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22일(현지시간) “그리스 유적 발굴팀이 8월 초 북부 마케도니아 고대도시 암피폴리스에서 그리스 발굴 역사상 최대 규모의 매장지를 찾아냈다”며 “스핑크스, 무덤을 떠받치던 여인상 기둥(카리아티드), 사자상, 보석 등 진귀한 유물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학계와 언론, 일반인들까지 무덤 주인을 맞히는 ‘수수께끼 놀이’에 동참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고 방송은 전했다.
BBC에 따르면 암피폴리스는 그리스의 제2도시 테살로니키에서 동쪽으로 100㎞ 떨어진 곳으로, 알렉산더 대왕이 기원전 336년~323년간 다스린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 도시였다. 이 때문에 고고학자들은 무덤의 크기나 웅장함으로 미뤄볼 때 무덤 주인이 대단히 중요한 인물일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알렉산더 대왕의 모친 올림피아스나 부인 록사나 등 가까운 가족의 무덤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유적지 인근 마을 주민들은 무덤 주인이 알렉산더 대왕일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일단 고고학계와 그리스 문화부는 섣부른 추측을 경계하고 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이집트에 묻힌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콘스탄티노스 타소울라스 그리스 문화부 장관은 “무덤 주인이 누구인지는 발굴 작업이 진행되면서 차차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알렉산더 대왕의 것일 수도 있는 거대 무덤이 발굴됐다는 소식에 조용하기 짝이 없었던 현지 마을은 유적지를 보려고 찾아온 외지인들로 넘쳐나고 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