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가 복귀를 돌연 취소하면서 억울한 듯 울분을 토했습니다. 김연아(24)의 올림픽 2연패 좌절로 이어진 편파판정 논란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입니다. 소트니코바를 향한 피겨스케이팅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소트니코바는 8일(현지시간) SNS 인스타그램에 “팬들의 지지에 감사하다. 지금 나에게는 지지가 필요하다. 목요일(6일) 훈련에서 발목 부상이 재발했다. 다음주에 검진을 받는다. 실전은 불가능해졌다. 그랑프리에 출전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매우 화가 난다”고 적었습니다. 오는 14∼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014~201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4차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겁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닙니다. 어느 종목의 어느 선수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대회에 불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트니코바의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그랑프리 4차 대회는 소트니코바가 석연치 않은 올림픽 금메달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습니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2월 러시아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최종 합계 224.59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김연아(24)는 219.11점으로 은메달이었죠. 세계 언론과 여론은 소트니코바의 경기력과 연기력이 김연아를 넘어설 수준이 아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소트니코바는 물론 개최국 러시아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죠.
소트니코바는 올림픽 이후로 가장 중요한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를 건너뛰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죠. 피겨스케이팅의 주요 일정인 그랑프리 결장 가능성까지 드러냈습니다. 부족한 실력에 대한 불안감이 아니냐 의문이 나오자 소트니코바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달 23일 그랑프리 출전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그랑프리 4차 대회를 앞두고 불참을 통보하면서 의문의 불씨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러시아피겨스케이팅연맹은 소트니코바의 불참 사유에 대해 ‘부상’이라고만 짧게 설명했습니다. 출전권은 마리아 스타비츠카야(17)에게 넘어갔습니다. 소트니코바의 부상 부위는 발목입니다. 오는 28~30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6차 대회까지 취소하지 않은 점으로 볼 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트니코바가 이 대회까지 불참할 경우 올 시즌 복귀는 완전히 무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트니코바는 “팬들에게 미안하다. 회복을 기원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천사의 날개를 감추고 고개를 숙인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그림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얼핏 보기엔 김연아를 그린 듯한 그림이지만 소트니코바는 이를 통해 자신의 심경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에는 피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아쉬워하고 있다는 의미겠죠.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그림을 고르고 인스타그램에 올릴 마음의 여유는 있는 것인가” “아무리 피하는 게 아니라고 말해도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다”는 세계 네티즌의 의견이 SNS로 쏟아졌습니다. 소트니코바는 팬들에게 진심을 보여주고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SNS보다 은반 위에서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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