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한 공업고등학교 3학년생인 오군은 지난 10일 오후 8시20분쯤 익산시 신동성당에서 열린 신은미·황선의 토크콘서트에서 인화물질을 담은 냄비를 가방에서 꺼내 번개탄과 함께 불을 붙여 터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오군은 관객들에게 제지를 당하면서 냄비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인화물질은 폭발음과 함께 불이 붙었다. 이로 인해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2명은 화상을 입었다. 관객 200여명은 대피했다. 불은 곧바로 진화됐다.
경찰은 오군이 투척한 물질이 질산칼륨과 설탕, 물엿, 황 등을 섞어 만든 속칭 ‘로켓 캔디’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오군은 범행 전날인 9일 오후 1시12분 ‘네오아니메’라는 애니메이션 사이트에 “드디어 인생의 목표를 발견했다” “봉길센세의 마음으로” “감쪽같지 않노”라는 글을 올려 범행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길센세는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인 윤봉길 열사를 자신에게 비유한 표현으로 보인다.
오군은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준회원으로 활동했다. 인화물질은 지난 7월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군은 범행 전 행사장에서 술을 마셨다. 가방에서는 1ℓ들이 황산 병이 발견됐다. 황산은 범행에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군은 경찰 조사에서 “북한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었다. 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연막을 피워 행사를 방해하고 싶었다”며 “황산은 제지당할 때 위협하기 위해 갖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