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쿡기자] 허니버터칩 밀어낼 조현아 땅콩?

[금주의 쿡기자] 허니버터칩 밀어낼 조현아 땅콩?

기사승인 2014-12-13 21:35:55

"[친절한 쿡기자] 이른바 ‘땅콩 리턴’ 사건의 후폭풍이 엄청납니다. 네티즌들의 관심사는 사무장 승무원이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권했던 문제의 ‘땅콩’으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우나로아(Mauna Loa) 마카다미아(견과류의 일종)’를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을 링크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제품 사진도 첨부했네요. 삼각형 형태의 파란색 포장지가 눈에 띕니다.

글쓴이는 “비행기까지 돌려야 했던, 그녀가 사랑하는 음식 마카다미아입니다”라며 “드실 때는 반드시 그릇에 담아서 드셔야지 안 그러면 추운 날씨에 집에서 나가야하거나 기차, 지하철, 버스, 비행기 등에서 내리셔야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라고 적었습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어떻게 먹어야 하냐고 물어보면 아이패드 비밀번호를 정확히 입력하여 켜신 다음 마우나로아 홈페이지를 보여주시면 되겠습니다”라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연결된 링크를 클릭해봤습니다. 마우나로아 마카다미아를 판매 중인 한 쇼핑몰 상품페이지에 “이게 대한항공 일등석에서 제공한다는 상품 맞나요?” “이거 그릇에 담아서 보내주나요?” 등의 질문이 올라와있네요.

마우나로아는 미국 하와이주에 있는 화산 이름이자 마카다미아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브랜드명입니다. 마우나로아 마카다미아는 대한항공 일등석 기내에서 제공되는 상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에 탑승한 조 부사장은 자신에게 이 제품을 건네며 “드시겠느냐”고 물은 사무장 승무원을 항공기에서 강제로 내리게 했습니다. 기내 서비스 매뉴얼을 어겼다는 이유였죠.

매뉴얼에 따르면 승무원은 비행기가 뜨기 전에 승객에게 간식을 먹을지 묻고, 승객이 원하면 마카다미아를 종지에 담아 전달해야 합니다. 조 부사장은 사무장 승무원이 간식을 갖고 와서 자신에게 질문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당황한 사무장 승무원이 매뉴얼을 보여주려고 가져온 태블릿PC의 비밀번호를 풀지 못하자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소리쳤습니다.

이 황당한 ‘갑질’을 전해들은 네티즌들은 비난을 넘어 조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글에는 “이건가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음식이?” “비행기도 돌린 맛 궁금했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배송메모에 ‘매뉴얼대로 가져오지 않으면 수령하지 않겠다’고 적으면 되나요?”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습니다.

문제의 제품을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을 위협할 대세 간식으로 꼽는 네티즌도 눈에 띄었습니다. 맛보다 호기심으로 허니버터칩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처럼 마우나로아 마카다미아도 비슷한 현상을 보일 거란 예측이죠. 댓글 중에는 “맛이 궁금해서 하나 주문할까 고민 중이네요” “재벌이 되어보고 싶어 질렀습니다” 등의 의견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조현아 땅콩 품귀 현상’이라는 기사를 쓰게 될 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이 의도치 않게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마우나로아에서 조 부사장에게 감사의 표시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아, 물론 매뉴얼에 따라서요.



“감독이 클라라 성희롱? 그거 진짭니까?”


영화 ‘워킹걸’ 정범식 감독이 19금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습니다.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클라라를 성희롱하는 듯한 말을 한 겁니다. 제작보고회 직후 워킹걸, 클라라는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습니다.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죠. 그런데 네티즌들은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정 감독은 9일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촬영하며 민망한 장면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난희가 진동이 있는 팬티를 테스트 하는 장면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클라라가 진동에 맞춰 느끼는 연기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얘기할까 싶었다. 그런데 촬영 전날 오더니 영화 소품 중 하나를 빌려가도 되냐고 하더라”고 전했죠.

이후의 발언이 문제였습니다. 그는 “단 둘이 방에서 해당 신을 논의하는데 클라라가 그 기구를 써 봤다고 하더라. 핸드폰으로 소리까지 녹음해 와서 확인을 부탁했다”며 “클라라가 ‘어떠세요?’라고 하는데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다. 세계에서 아름다운 여성 2위로 뽑힌 분과 그 소리를 듣는데 흥분보다 패닉 상태에 가까웠다”고 한 겁니다. “클라라가 오르가즘을 느끼는 신에 많은 남성분들이 매혹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죠.

감독의 예상치 못한 발언에 클라라는 당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신 부채질을 했고 부끄러운 듯 자신의 얼굴을 어루만졌습니다. 살짝 눈물을 글썽이는 듯한 모습도 보였고요.

비난이 거세지자 정 감독은 10일 워킹걸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를 위해서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노력하며 작품에 임해준 클라라 씨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저의 성숙하지 못한 발언으로 의도하지 않게 클라라씨에게 실례를 하게 됐다”고 사과했습니다.

SNS에는 그러나 부정적인 반응이 많습니다. 네티즌들은 “노이즈마케팅 대성공” “사전에 협의 된 일은 아니지만 저렇게 말하면 여자 연예인 이미지는 뭐가 되나” “실검 1위가 더 중요했나” “클라라 못 보여 줘서 안달이면서 당황해하는 표정은 뭐야”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B급 영화들이 노출, 섹시 코드를 강조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최근 ‘어우동: 주인없는 꽃’(감독 이수성)은 예고편은 공개 직후 인터넷을 휩쓸었습니다. 파격 노출, 19금 사극 등의 문구가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 한겁니다. 제작사는 “동시기 개봉작 테이큰3, 상의원, 워킹걸을 제치고 포털 사이트 예고편 조회수 30만 건을 돌파했다. 명품 사극으로 폭발적 흥행을 예고했다”고 홍보했죠.

이러한 노이즈 마케팅이 영화 흥행으로 이어질진 의문입니다. 이미 엎질러 놓은 물을 다시 주워 담기 힘들어 보이는데요. 오히려 영화 흥행에 독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중국까지 가서 열린 ‘치맥 페스티벌’, 알바비 체불로 국제망신 당할 위기


치킨과 맥주 좋아하세요? 생각만 해도 군침 도는 이 조합을 ‘치맥’이라고 부르죠. 중국에서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덕분에 ‘한국 치맥’ 열풍이 불어 ‘치맥 페스티벌’까지 열렸답니다. 치킨과 맥주가 국위선양을 한 셈이죠.

그런데 이 치맥으로 우리나라가 국제 망신을 당할 처지랍니다. 치맥 페스티벌의 인건비 논란 때문입니다.

치맥 국제 페스티벌은 지난 8월 8일∼11일 중국 닝보(寧波) 대국원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대구광역시가 후원한 이 행사에는 대구지역 치킨 프랜차이즈와 소스 관련 9개 업체가 참가했습니다. 무려 중국인 50여 만 명이 다녀가는 등 행사도 성황리에 끝났다고 하네요.

페스티벌을 연 조직위원회의 어설픈 뒤처리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조직위는 행사 당시 통역과 번역 등을 위해 중국인과 한국 유학생 등 9명을 아르바이트생으로 채용했습니다. 이들은 하루 10시간씩 통역뿐만 아니라 짐 운반, 행사장 뒷정리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르바이트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들 중 4명은 한국인이고 나머지 5명은 우리나라에 유학 왔거나 한국어를 독학한 중국인이었습니다.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의 일당은 500위안으로, 오리엔테이션 기간을 합쳐 한명 당 2500위안을 받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한국인 중 2명은 행사 기획을 장기적으로 맡아 각자 3500위안씩 더 받기로 했습니다. 중국인들은 일당 400위안을 받기로 했다니 1인당 2000위안을 받아야 합니다. 즉 9명이 받아야할 돈은 모두 2만95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535만8000원에 이릅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한 차례 항의했고 지난 9월 8일까지 일당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돈을 받지 못했다고 하네요. 이들은 대구시에도 항의했지만 “조치하겠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치맥페스티벌은 올해 7월 대구 두류공원에서도 열렸습니다. 한국 대구시에 이어 중국 닝보시에서도 열린 것은 두 도시가 자매결연한 때문이기도 합니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축제인데 아르바이트생들의 돈조차 주지 않았다니 씁쓸하기만 합니다.

논란이 일자 조직위측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에 대해 임금을 곧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행입니다. 그런데 중국인 아르바이트생 이야기는 하지 않았네요. 걱정입니다. 설마 중국인의 임금은 안 주려는 건 아니겠죠? 쿡기자가 지켜보겠습니다.



직원 뺨 맞는 소리 측정 경품 증정 피자업체 엽기 이벤트 네티즌 경악


새로운 발상이라 해도 너무 가혹합니다. 한 수제 피자 전문 업체가 벌인 이벤트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직원의 뺨을 때려 나는 소리를 측정해 경품 당첨자를 선정한 것입니다.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P 업체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페이스북에서 진행한 ‘양으로 말해 보아요’라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문제는 P 업체가 지난 8일 당첨자 명단과 함께 1분37초 정도의 짧은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영상에는 회사 재무팀 소속 직원이라는 한 남성을 앉혀놓고 외식구매팀 여직원이 두 손으로 양 볼을 때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들은 뺨을 칠 때 나는 소리를 스마트폰 소음측정 앱으로 측정한 뒤 해당 데시벨(㏈) 숫자와 같은 순서의 응모자에게 경품을 준다는군요.

이벤트에는 약 30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응모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페이스북에 “맛있게 먹을테양”처럼 양으로 끝나는 말을 만들어 해당 회사를 칭찬하는 게시물을 올리는 겁니다. 이 중 20명에게 피자 시식권과 양이 그려진 담요, 쿠션 등 경품을 증정한다고 합니다.

첫 번째 시도에서 83데시벨이 나왔습니다. 이 숫자와 같은 83번 응모자는 1등이 됐습니다. 이후 183번과 283번 응모자는 2등으로 결정됐습니다. 80데시벨은 교통량이 많은 거리 정도의 소음입니다.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여직원은 이후 뺨을 두 차례 더 때렸습니다.

뺨을 맞은 직원은 얼굴을 부여잡았습니다. 그는 “아, 이렇게까지 해야 해요?” “골이 흔들려, 골이 울렸어”라며 고통스러워했죠. 영상에는 이어 ‘뺨 맞은 사원에게 위로품으로 1만 원 시식권이 지급됐다’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네티즌들은 분노했습니다. “노이즈 마케팅이네” “뺨을 때리다니, 제정신인가요?” “맛이 좋아서 자주 이용했는데 진짜 실망” 등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P 업체는 10일 “직원들이 직접 기획한 영상”이라며 “뺨을 맞은 남자 직원도 기획 단계부터 함께했고 이후 자발적으로 참가 의사를 밝혀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영상 속 ‘이렇게까지 해야 해요?’라는 발언은 직원의 연기였다. 본인도 이런 반응에 놀라고 있다. 잘 해보려는 의욕이 왜곡돼 당황스럽다. 자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입니다.

때리고 맞는 엽기적인 이벤트 방식을 왜 문제 삼느냐는 P 업체의 설명이 당혹스럽습니다. 비정상이 일상화된 우리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박상은 최지윤 이은지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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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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