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건강을 말하다] 당신의 일상 속 전자파의 공포

[환경과 건강을 말하다] 당신의 일상 속 전자파의 공포

기사승인 2015-01-19 13:25:55

35살 이정재(가명)씨는 전자기기가 없는 하루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는 출근 길 2시간동안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뉴스, 그날의 이슈 등을 검색한다. 사무실에서 하루 평균 7∼8시간은 컴퓨터로 업무를 본다. 집에 와서는 TV를 켜고 즐겨 보는 스포츠 및 예능 프로그램을 2시간 시청한다. 취침시간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침대 위 전기장판을 약 6∼7시간 켜 두고 잔다.

요즘 직장인, 학생 등 너나 할 것 없이 갖고 다니는 것이 바로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다. 전자기기는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다. 그런데 이러한 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한 ‘발암물질’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설령 이러한 사실을 안다고 해도 전자기기를 손에서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자파는 우리 몸에 얼마나 유해한 것일까.

◇휴대전화 10년 이상 사용하면 뇌종양 위험 높아=전자파의 노출빈도가 가장 높은 전자기기가 ‘휴대전화’다. 특히 어린이나 10대 청소년들은 체내 수분 함량이 성인보다 높아 전자파 흡수율이 높다. 인체에 침투한 전자파를 방어하는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은 성인보다 전자파로 인해 건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휴대전화 사용으로 전자파에 노출되면 ‘뇌종양’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011년에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발암유발물질로 분류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매일 30분 이상 10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종양 발병률이 40% 이상 높다는 보고가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다른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실제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발표된 3만7916명을 대상으로 한 23건의 종양 관련연구들 중 13개의 연구를 종합해 메타분석을 수행한 결과에 따르면 10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한 군에서 암 발생도가 높아졌다. 명준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이는 휴대전화를 장기간 사용한 사람들에게서 뇌종양 발병률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휴대전화 사용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강한 전자파, 호르몬 분비·면역계 교란 위험=강한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되면 인체 내에 유도전류가 형성돼 호르몬 분비 체계나 면역세포 등에 교란을 줄 위험이 있다. 그 결과 두통이나 수면 장애, 기억력 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고압선 주변에 사는 아이들이 소아백혈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비염이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가임기 여성이나 남성에게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 남성의 경우 정자의 활동이 줄고 불임 위험성이 커진다. 실제 아르헨티나의 생식연구기관은 하루 4시간 이상 와이파이가 연결된 휴대전화 등의 전자기기를 사용할 경우 정자들이 움직임을 멈추고 DNA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전자파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하거나 멀리 떨어져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명 교수는 “전자파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서 감소하므로 거리를 둬야 한다”며 “TV는 1.5m, 컴퓨터 모니터는 20∼30cm이상, 휴대전화는 이어폰 등을 사용해 거리를 두면 어느 정도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자파에 대한 보이지 않는 위험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가 휴대전화 전자파 표기를 의무화했으나,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전자파 노출에 따르는 건강 위해 여부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는 기준치를 제시해야 한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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