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권남영 기자] 회기 도중 잦은 난투극으로 악명 높은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12일(현지시간) 또다시 의원들 간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이후 관련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면서 그렇잖아도 내전과 경제 혼란으로 어려운 우크라이나의 의회는 또 한번 국제적 망신을 샀다.
몸싸움은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최고라다(의회)가 토지이용 관련 법안을 심의하던 도중 일어났다. 지방 의회가 주거 지역 밖에 있는 토지의 용도를 변경해 이를 무상으로 개인이나 기업들에 나눠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두고 집권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자조당’ 소속의 예고르 소볼례프 의원과
바티키프쉬나‘(조국당) 소속의 바딤 이브첸코 의원이 언쟁을 벌이다 몸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의회 내 반(反)부패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소볼례프 의원이 “일부 의원들이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이런 법안을 제출했다”고 강하게 비난하자 법안에 간여했던 농업·토지자원위원회 부위원장인 이브첸코 의원이 자신을 욕하는 것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언쟁 끝에 소볼례프가 먼저 이브첸코의 얼굴을 때려 코뼈가 부러졌고 이에 이브첸코가 맞받아치면서 소볼례프는 입술이 터졌다. 회의장에서의 유혈 난투극은 주변의 동료 의원들이 뜯어 말리면서 진정됐지만 두 의원은 정회 뒤 복도에서 만나 또다시 몸싸움을 이어갔다.
권투 경기를 방불케 한 난투극은 의회 경비원들이 달려와 간신히 두 의원을 떼어 놓은 뒤에야 가까스로 중단됐다. 블라디미르 그로이스만 의회 의장은 몸싸움으로 의회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며 두 의원 모두에게 다섯 차례의 총회 참석 금지 징계를 내렸다.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