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초미숙아, 엄마 초유 먹으면 면역력 높아져요

[쿡기자의 건강톡톡] 초미숙아, 엄마 초유 먹으면 면역력 높아져요

기사승인 2015-04-02 15:13:5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초미숙아는 대부분 출생 직후 수 일 동안 생체활력 징후가 불안정하고 장이 미숙해 초유를 먹지 못합니다. 튜브를 통해 모유나 분유를 공급하는 장관영양법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연구를 통해 엄마로부터 나오는 소량의 초유를 출생 직후 미숙아의 구강점막에 묻혀주면, 면역력을 높이고 패혈증의 위험률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렇다면 초유는 무엇일까요. 초유란 분만 후 4~7일까지 처음으로 배출되는 모유를 초유라고 합니다. 농도가 짙고 황색을 띄고 있으며, 산모의 젖샘에 분포된 혈액과의 연결 부위가 느슨하여 산모의 혈액을 순환하는 많은 면역인자들이 초유 내에 배출됩니다. 초유의 단백질 중 면역성과 관계가 있는 면역글로불린A 함량이 특히 많으며 항균 작용을 하는 락토페린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것이 특징입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한석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주영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미국소아과학회지(Pediatrics)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재태 28주 미만으로 출생한 초미숙아를 대상으로 각 미숙아의 엄마로부터 출산 직후 배출되는 첫 모유인 초유를 받아서 비교군(24명)의 구강인두(양쪽 볼 점막)에 오른쪽 0.1mL, 왼쪽 0.1mL씩 투여했습니다. 이 같은 방법을 매 3시간 마다 72시간 동안 반복했고, 대조군(24명)에는 증류수 0.2mL를 같은 방법으로 주입했습니다.

구강인두는 인체 내부가 외부와 만나는 점막입니다. 이곳에 존재하는 점막면역 림프조직에서는 면역글로불린A, 락토페린, TGF-beta 등 여러 면역인자들이 외부에서 침입하는 세균과 바이러스, 진균 등에 대해 1차 방어작용을 합니다.

초미숙아는 이러한 1차 방어능력이 매우 취약한 상태로 출생합니다. 더구나 초미숙아는 인공호흡기에 연결된 기관삽관 튜브와 모유나 분유를 공급하는 장관영양 튜브를 구강 내에 거치하는데 여러 이물질이 구강내에 있게 되면 점막의 방어벽은 쉽게 손상되고, 감염의 경로가 됩니다.

연구팀은 초미숙아의 구강인두를 통해 초유를 투입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 개시 1주째 요중 면역글로불린A의 농도가 초유 투여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의미 있게 높게 나타났습니다. 면역글로불린A는 혈청 성분 중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체로써 점막을 통해 침입하는 감염을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신체 방어역할에 큰 도움을 주는 요중 락토페린의 농도 또한 대조군에서 0.9ng/g인 반면 초유 투여군에서는 3.5ng/g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락토페린은 초유에 함유된 항균 물질로써 모유를 통해서만 신생아에게 공급되며 면역기능 외에도 세포증식, 염증 억제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더불어 임상적 패혈증 발생률도 대조군에서는 92%인 반면 초유 투여군에서는 50%로 낮았습니다.

초미숙아는 대부분 출생 직후 수 일 동안 생체활력 징후가 불안정하고 장이 미숙하여 초유를 먹지 못합니다. 튜브를 통해 모유나 분유를 공급하는 장관영양법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초미숙아의 구강인두에 초유를 묻혀주면 초유의 여러 면역인자들이 구강 내에 존재하는 ‘점막면역 림프조직’과 상호작용하여 면역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김한석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초유의 장점은 많이 알려졌지만, 초유를 못 먹는 초미숙아를 위한 방법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며 “이 방법은 매우 간단하고 모유를 먹을 수 없는 상태의 미숙아에게도 적용할 수 있어서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주영 교수는 “출산 직후 며칠 동안 매우 소량의 초유를 구강인두에 묻혀주는 것만으로도 감염의 위험이 매우 높은 미숙아의 면역 기능을 잠재적으로 높여 주어 패혈증이나 폐렴, 괴사성 장염 등의 발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좀 더 명확한 결론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엄마의 초유가 아이에게는 가장 중요한 영양공급처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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