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 위한 간단한 흑색종 평가법 등장

개원의 위한 간단한 흑색종 평가법 등장

기사승인 2015-10-30 09:04:55
"영국 피부과학회지 최근호, "전체 점 갯수 판정에 오른팔 예의주시하라"

[쿠키뉴스] 팔에 생긴, 짙은 점의 갯수만으도 흑색종 발생 위험을 간파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다.

영국과 이탈리아 연구팀의 공동 연구로 이뤄진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피부과학 저널 10월 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결과는 명확했다. 3500명 이상의 여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팔에 생긴 점을 통해 몸 전체 점의 갯수(TBNC)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흑색종 위험도를 평가함에 있어 몸에 생긴 점의 갯수가 중요한 이유는 뭘까.

연구를 주도한 영국 킹스칼리지 유전자역학과 Simone Ribero 박사의 설명에 그 답이 있다. 박사는 "무엇보다 몸에 생긴 점의 갯수가 흑색종 발생 위험과 분명한 연관성을 가진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100개 이상의 점이 발견됐다면 흑색종 위험이 5~6배까지 상승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백인에서는 연관성이 뚜렷했다는 분석이다.

암전문 병원인 메이요 클리닉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 '신체에 생긴 50개가 넘는 점은 흑색종 위험이 높다는 신호'라고 언급한 것.

주목할 점은 흑색종 위험도를 알아보기 위해 환자의 몸 전체를 관찰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는 부분이다. 팔에 생긴 11개 이상의 점은 몸 전체에 생긴 100개 이상의 점과 비슷한 위험도를 갖는다는 설명.

실제 진료에 적용된다면 편의성만큼은 뚜렷히 올라간다는 의견이다. 개원가에서도 별 어려움 없이 빠른 시간 내에 흑색종 발생 위험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 진단 기법에 일부 제한이 따를 수는 있지만 유용성은 보다 높다는 평이다.

Ribero 박사는 "흑색종 진행 위험을 완벽히 진단하는데 있어 팔의 점 갯수만을 놓고 섣불리 결정지을 수 없지만, 흑색종의 위험도를 신속히 따져볼 수 있다는 데 편의성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점, 기존 ABCD 진단보다 간편·신속

일반적으로 악성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의 악성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멜라닌세포가 위치하는 부위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피부에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악성도가 높은 암종.

문제가 되는 것은 선별 방법이다. 통상적인 진단법은 ABCD 방법을 이용해 비대칭성(Asymmetry), 불규칙한 경계(Border irregularity), 다양한 색조(Color variegation), 직경(Diameter)이 6mm 이상인 경우 등으로 진단한다. 즉 모양, 발생양상, 분포 등의 특성에 따라 검은 점이 새로 생겼거나 이미 있던 점의 모양이 불규칙하고 비대칭적으로 변했는지, 균일하지 않은 색조와 0.6cm 이상으로 자라났을 때 진단이 가능해진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생식세포 계열이나 체세포 돌연변이를 통해 흑색종이 진행이 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TBNC는 흑생종 진행을 알아보는 데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유효하다.

단지 불편함이 문제다. 흑색종이 의심되는 환자의 몸에 생긴 점의 갯수를 진료실에서 일일히 세어보는 방법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많기 때문. 이번 연구는 몸 가운데서도 신체의 특정 부위만을 대상으로 TBNC와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오른팔-TBNC 연관성 가장 높아…'오른팔 점 11개 = 몸 전체 100개 이상'

이번 연구는 1995년 1월부터 2003년 12월까지의 TwinsUK 연구에 등록된 3694명의 여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피부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엔 피부의 유형과 모발, 눈색깔, 주근깨, 신체 17개 부위의 점 갯수 등이 포함됐다. 또 전문 트레이닝을 받은 간호사들에 의해 진단이 진행됐다.

결과에 따르면 보고된 평균적인 전체 점 갯수는 32개였다. 이러한 경향은 30세 이후로 꾸준히 감소했으며, 30세와 60세 사이에서 10년당 4개 꼴로 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데이터는 TBNC를 가장 잘 반영하는 신체 부위는 다름아닌 팔과 다리였다는 것이다. 더욱이 팔과 다리 각각의 연관성 비는 오른팔(0.50), 왼팔(0.51), 오른다리(0.49), 왼다리(0.48)로 나타났는데, 다리보다 팔이 TBNC를 반영하는 좋은 지표였다.

다리에 생긴 점의 갯수를 통해서도 TBNC를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지만 연관성 측면에선 팔이 더 좋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임상시험 결과에서 연관성이 가장 높기도 했지만 실제 진료시 가장 접근이 용이한 부위라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팀은 흑색종 환자군-대조군 비교 연구도 실시했다. 연구엔 평균 연령 45세인 영국 남성 162명과 영국 여성 253명이 대상이 됐다. 평균 TBNC는 각각 33(남성), 35(여성)이었다.

주목할 점은 연령을 비롯한 피부 유형, 성별, 통계학적 분석결과를 고려하더라도 가장 높은 TBNC 반영률을 보인 것은 오른팔이었다(P < 0.001). 특히 TNBC 50~100개 사이에서 팔에 생긴 점의 갯수와의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여성의 오른팔에 생긴 점이 7개일 경우 TBNC는 50개 이상이었고(AUC, 0.74; 교정 오즈비, 8.81), TBNC가 100개 이상인 경우는 오른팔에 생긴 점이 11개였다(AUC, 0.71; 교정 오즈비, 9.38).

연구팀은 "대개 10개 이상의 점이 생긴 경우를 고위험군, 평균 2개의 점을 저위험군으로 분류한다"며 "팔에 생긴 점이 늘 수록 신체의 점이 많아진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몸에 100개 이상의 점이 관찰된다면 흑색종 발생 위험이 5~6배 정도 높아진다는 것도 결부된다.

기타 다른 위험인자들도 있지만 TBNC가 가장 강혁한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얘기다. Ribero 박사는 "점이 많은 사람에서 흑색종 발생 위험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점이 '많다' 혹은 '적다'는 확실한 경계는 논의된 바가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흑색종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는 데 있어 개원의들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이번 결과가 이러한 연관성을 밝힌 첫 연구는 아니지만 앞선 연구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호주에서 시행된 환자군-대조군 비교 연구결과에서도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오른팔을 흑색종 발생 위험을 예상하는 강력한 요인으로 꼽았다.

더불어 오른팔 전체 점의 갯수가 10개 이상이면 흑색종 발생 위험이 11배 가까이 증가한다고 결론을 내린바 있다(J Natl Cancer Inst. 1984;72:257-66).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원종혁 기자 jhwon@monews.co.kr"
jhwon@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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