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가끔 특정 대상을 겨냥하지는 않았는데 묘한 오비이락 효과를 낳을 때가 있습니다. 10일 페이스북 관련 소식 두 건이 그렇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개설했습니다. 지난 5월 트위터 개설에 이어 또다른 소통이 장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페이스북 가입 직후 첫 게시물로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에서 찍은 2분가량의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그는 “안녕, 페이스북! 나도 마침내 (페이스북에) 내 페이지를 갖게 됐다”며 “이 공간이 당면한 국가적으로 중요한 이슈를 논의하는 담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 곳에서 내 얘기를 직접 들을 수 있으며 여러분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도 했습니다.
사회적 메시지도 잊지 않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 협약을 언급하면서 “전 세계가 신이 주신 지구의 아름다움을 미래 세대들에게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기를 원한다”며 “미국인 모두가 이렇게 중요한 프로젝트에 함께 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가 받았던 모든 축복을 그대로 물려줄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페이스북은 삽시간에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가입을 환영하고 활동을 기대한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페이스북은 개설 8시간 만에 무려 40여만명이 몰려와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소재로 한 연구결과가 한 건 나왔습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을 외견상으로 완벽해보이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돼 더 외롭고 분노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덴마크 행복연구소는 1095명의 사람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일주일간 페이스북 사용을 중단하게 하고 나머지 그룹은 평소대로 페이스북을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실험 전 참가자들이 직접 평가한 자신의 행복도는 두 그룹 모두 10점 만점에 평균 7.6점 수준이었는데, 일주일 후 페이스북을 그대로 사용한 사람들의 행복도는 그대로인 반면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의 행복도는 8.12점으로 높아졌습니다.
페이스북을 중단한 사람들은 또 실생활의 사회 활동에도 더 많이 참여하게 됐고, 페이스북 사용자에 비해 분노와 외로움도 덜 느꼈다고 연구팀은 전했습니다.
메이크 위킹 행복연구소 CEO는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비교하는 경향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보통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삶을 평가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페이스북에는 긍정적인 것만 올리기 때문에 현실을 왜곡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을 “끊임없이 좋은 뉴스만 내보내 삶을 왜곡시키는 뉴스채널”에 빗대며 “이번 실험 결과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페이스북 사용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페이스북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전혀 아무런 개연성도 없지만 연구결과가 오바마 대통령이나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주는 시사점도 있습니다. 외롭고 분노하지 말 것,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