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프리미어12 한국 대 일본 4강전 9회말, 0대3으로 패색이 짙던 한국은 오재원을 대타로 투입시켰다. 그는 좌중간 안타를 때렸다. 그의 출루를 시작으로 한국은 4대3 대역전승에 성공했다.
팬들이 오재원에게 열광하는 진짜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다. 그는 공을 치고 1루로 달려가는 중에 일본 벤치를 향해 오른 손을 강하게 휘저으며 “예스!”를 연발했다.
이후 일본은 투수를 3번이나 바꿔가며 꺾인 기세를 되살려보려 애썼지만 재앙을 피해갈 순 없었다. 손아섭, 정근우, 김현수의 출루에 이어 이대호의 적시타가 작렬하며 3대4로 승부가 뒤집혀 버린 것이다.
오재원의 ‘꿀 도발’은 두 번째 타석에서 절정에 달한다. 2아웃 만루 상황에 들어선 오재원은 가운데로 몰린 공을 놓치지 않고 정확히 때렸다. 홈런을 직감한 오재원은 이른바 ‘빠던(배트 플립 Bat filp)’을 일본 벤치를 향해 ‘시전’했다.
안타깝게도 공은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며 만루홈런은 무산됐지만, 그를 지켜보던 야구팬들은 사이다를 들이킨 듯 시원함을 느꼈다.
경기 직후 미국 ‘베이스볼 아메리카 메거진’ 편집장인 존 마누엘은 “한국 히터의 배트 플립은 고급이었다(Bat flip by korean hitter was of high quality)”며 극찬할 정도로 그의 배트 플립은 화끈했다.
오재원은 직설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선수다. 상대팀에겐 다소 도발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같은 팀 입장에선 사기를 올려주는 ‘버프(buff)’ 효과가 있다. 19일 경기 후 “KBO에선 우리 적, 국대에선 우리 형”이란 표현이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의 지배 기조였던 이유다.
19일에 오재원의 도발은 더욱 특별했다. 일본은 경기 시작 전부터 갖은 꼼수와 갑질로 자신들만의 축제를 일궈내려 애썼다. 일본팀 경기에 일본 좌선심을 배정하는가하면, 준결승을 치르고 하루 더 쉴 수 있는 결승일정을 임의로 짜기도 했다.
한국에 대한 도발도 서슴지 않았다. 4강을 치르기도 전에 결승 엔트리를 발표하며 자신들의 오만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결국 한국에게 패했다. 그리고 오재원의 도발이 승리의 ‘풍미’를 더한 것이다. 특유의 투지와 상대를 자극하는 심리전으로 KBO에서 가장 많은 안티(anti)팬을 몰고 다녔던 오재원이지만, 이날
만큼은 ‘국민 우리형’이었다.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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