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두 유 노우 엑소?” ‘스타워즈 7’ 내한 행사 해프닝… 진짜는 무엇일까

[친절한 쿡기자] “두 유 노우 엑소?” ‘스타워즈 7’ 내한 행사 해프닝… 진짜는 무엇일까

기사승인 2015-12-10 13:47: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엑소가 되기 위한 오디션을 볼까 고민 중이야. 엑소 멤버가 돼서 서울에 조금이라도 더 머물기 위해서.”
“아냐, 역시 엑소는 건드리지 않는 게 좋겠어. 엑소가 열성 팬들에게 환호를 받는 동안 내가 옆에 있는 것은 필요가 없을 테니까.”

지난 9일 ‘스타워즈 7 : 깨어난 포스’(이하 ‘스타워즈 7’) 관련 행사로 내한한 할리우드 배우 존 보예가의 SNS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할리우드 스타는 왜 아이돌그룹 엑소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일까요?

시작은 9일 오후 개최된 ‘스타워즈 7’ 팬 이벤트였습니다. ‘스타워즈 7’의 개봉이 코앞인데다가 새로운 시리즈가 시작되는 만큼 내한 행사도 다채롭게 준비됐죠. 이날 개최된 팬 이벤트는 주연 배우들과 감독 J.J 에이브람스가 국내의 스타워즈 팬들을 만나 영화에 대한 대담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서울 논현로 클럽 옥타곤에서 개최된 이벤트에 참석한 팬들은 저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분장하거나 광선검을 들고 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벤트를 즐기려고 준비 중이었습니다.

문제는 행사의 진행이었습니다. 7시부터 시작되는 이벤트의 사전행사가 너무 길었죠. 스타워즈와 상관없는 DJ가 등장해 클럽 음악을 틀거나, 영화에 등장하는 광선검을 든 팬들에게 진행자가 “야광봉 내려달라”고 말하던 부분은 주최측이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낮음을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배우와 감독이 등장한 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출연진과 감독의 커리어를 소개하고, 한국을 방문한 소감을 말하자 팬들은 광선검을 흔들고 환호하며 행사를 즐겼죠.

뜨거운 분위기를 식힌 것은 짧은 질답 시간이었습니다. 사전에 팬들에게 받은 질문을 진행자가 골라서 배역에 대한 배우의 사견과 영화의 연출을 맡은 감독의 소감 정도를 답했죠. 진행자는 갑자기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마지막 질문을 고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행사가 시작한 지 30분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마지막 질문이라는 소리에 팬들은 어리둥절해졌습니다. 그리고 금단의 질문이 떨어졌죠. “두 유 노우 엑소?”

‘강남스타일’ 이후 해외 스타 내한 행사의 유구하고도 멍청한 질문으로 회자돼 온 “두 유 노우 싸이?”의 변형 버전이었습니다. 물론 진행자의 의도는 앞서 ‘스타워즈 7’과 협업해 음원 ‘라이트세이버’를 발매한 엑소를 소개하고, 출연진이 엑소와 훈훈한 만남을 이어가는 것이었겠지만 타이밍이 나빴습니다. 한국에서는 보다 인지도가 높은 엑소가 들어오자 취재진들은 반사적으로 셔터를 눌렀습니다. 엑소의 찬열, 세훈, 수호가 올라와 배우들과 짧은 담소를 나누고 선물 교환을 하는 동안 행사의 분위기는 점점 애매해져 갔습니다. 진행자가 “사전에 이야기가 됐다”고 설명했음에도 데이지 리들리와 존 보예가는 연신 터지는 플래시 라이트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습니다.

이후 존 보예가의 SNS가 10일 오전 게재되며 양쪽 팬덤의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습니다. 어처구니없는 행사에 화가 난 스타워즈 팬들과, 존 보예가의 SNS가 비아냥거리는 것으로 보인 엑소의 팬들 모두 상처를 받았죠. 존 보예가의 매너가 좋지 않다는 평도 있습니다. 홍보를 위한 이벤트에서 협업 아티스트를 거론한 그의 글은 냉소로 비춰지기 충분하다는 겁니다.

그러나 행사 관계자가 해명에 나섰습니다. ‘스타워즈 7’ 행사 관계자는 “존 보예가의 SNS가 악의적으로 해석될 수는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실제로 존 보예가는 행사에 크게 만족하며 한국을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또 엑소에 대해서는 “홍보대사인 엑소의 높은 인기를 보고 놀라 위트있게 표현한 것이 부정적으로 해석된 것 같다”며 “행사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것은 모두 진행 측의 문제이며, 스타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팬들은 속상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죠. 10년 만에 돌아온 유구한 SF 명작의 인기와 엑소의 인기, 양쪽의 큰 인기가 낳은 해프닝이었습니다.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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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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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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