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유럽 한달] 02. 파리-막막한 첫 여행지

[무작정 유럽 한달] 02. 파리-막막한 첫 여행지

기사승인 2015-12-11 00:46:55

[쿠키뉴스]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공교롭게도 이번 여행기의 첫 여행지가 프랑스 파리입니다. 이번 테러로 희생된 분들과 가족 분들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하루 빨리 평화롭고 여유로웠던 파리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제목에 ‘무작정’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는 사전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이기 때문이에요. 보통 유럽 배낭여행은 길게는 1년 전부터 준비합니다. 그래야 결제를 할 때마다 손이 ‘후덜덜’ 떨리는 유럽물가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표를 살 수 있거든요. 표 값이 정해져 있는 우리와 달리 미리 살수록 싸고 시간이 임박할수록 비싸집니다. 그런데 한국 출입국 비행기표를 산 것이 3주 전, 기타 이동수단은 1주 전, 숙소는 떠나기 전 날 겨우 예매했으니...아~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경비 절감의 몸부림! 기대 되시죠?

무작정 여행이다 보니 미리 정한 건 별로 없었습니다. 파리를 첫 여행지를 선택하게 된 이유도 단순해요. 10년 동안 모은 마일리지 때문이었는데 마일리지 항공권으로 출국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어요. 총 기간은 2~3주 정도로 생각했는데 돌아오는 비행기표가 매진이라 여행 일정도 4주로 바뀌었습니다. 꼭 가보고 싶었던 사이프러스(키프로스, Cyprus)를 들리려면 터키 이스탄불에서 귀국을 해야 했고요. 어쨌든 시작과 끝이 정해졌으니 그 중간은 어떻게라도 채워지겠죠?

그렇게 여행을 떠납니다. 무작정, 어찌 보면 무식할 만큼 용감하게 가이드북 하나 없이 파리로 향합니다. ‘유럽’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곳 파리. 아~ 파리의 볼거리가 떠오릅니다. 에펠탑, 샹젤리제, 몽마르트, 노트르담,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끝도 없이, 너무 많이 떠오릅니다. 맞아요. 파리는 볼 게 너무 많아요. 한 이틀 머물면 되나 했더니 웬걸요. 1주일도 모자라고 적어도 4박 5일은 필요하답니다. 막막한 여행의 더 막막한 첫 여행지 파리. 욕심을 버리기로 합니다. 어차피 한 번 갔다고 평생 또 안 갈 곳은 아니니까, 이번엔 파리관광 입문코스를 섭렵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왜 가이드북 없이 떠나냐고요? 가이드북이 있다면 편하긴 하지만 책에만 의존하다가 정해진 틀에 갇히기 쉽거든요. 무작정 부딪혀보고 현지 사람들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때로는 본능(?)을 따라가는 여행도 괜찮지 않을까요? 가이드북 없이 여행하려면 일단 현지에서 무료로 구할 수 있는 관광지도를 보며 랜드마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파리는 센(seine)강을 기준으로 1~20구까지 달팽이 모양으로 지역이 구(Arrondissement)로 나뉩니다. 주소 끝에 75001라고 적혀 있다면? 앞 자리 ‘75’는 파리를 뜻하고 마지막 두 자리가 바로 구랍니다. (01=1구) 재미있게도 구마다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7~8구, 15구와 같은 서쪽이 대체적으로 부유하고 아프리카 출신의 이민자들이 사는 18구, 아시안들이 사는 13구,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11구 등이 있습니다. 숙소는 숫자가 적은 구, 그러니까 도시 중심에서 가까운 곳으로 그리고 지하철역과 인접한 곳이 좋습니다.

파리관광 입문코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숙소의 위치, 즉 교통의 편리성이에요.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지하철. 노선이 다양하고 지하철역 근처에 관광지가 있는 경우가 많아 무척 유용합니다. 버스도 많지만 대도시이다 보니 교통 체증이 있고 일방통행인 곳이 많아 목적지까지 찾아가기가 살짝 어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버스 정류소 마다 지도와 노선도가 표시되어 있으니 길눈만 밝다면 버스를 활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특히 다리가 불편하거나 혹은 날씨가 좋지 않다면 버스를 타고 버스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 구경, 창 밖 도시구경도 나쁘지 않아요. 다행히 버스와 지하철은 같은 표를 쓰기 때문에 1일권인 경우 지하철과 버스를 무제한으로 탈 수도 있습니다.

[파리 일정요약] 관광기간: 3일 / 숙소: 10구 파리북역 앞 민박 / 관광지: 개선문, 샤요궁, 에펠탑, 오르세 미술관, 사크레쾨르 대성당, 몽마르트 언덕, 샹젤리제 거리, 콩코드 광장, 오페라극장,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성당, 베르사유궁전, 바토무슈 유람선

한 곳을 오래 구경하는 스타일, 즉 하루에 이동 횟수가 적으면 까르네(1회권 10장 묶음)가 유리하고, 하루에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스타일이라면 모빌리스(1일 무제한)가 좋다. 5일 동안 공항버스도 타고 먼 거리의 관광지까지 열심히 다닐 예정이라면 파리 비지트(1~5존 무제한) 5일권이 적당하다. 단, 무제한 사용 티켓의 경우 구입한 시간과 상관없이 0시에서 24시까지를 기준으로 한다.

‘Visit Paris by Metro’를 미리 다운받자. 대표적인 관광지가 표시되어 있는 지하철 노선도뿐 아니라 출발지와 도착지를 지정하면 환승 정보와 소요시간도 알려준다.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열리는 파리 시내 관광지도도 들어있어 무척 유용하다.

글·사진 | 이선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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