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영화결산③] 올해의 배우들, 일기예보로 한국 뒤집어놓은 강동원부터 면 세운 이병헌까지

[2015 영화결산③] 올해의 배우들, 일기예보로 한국 뒤집어놓은 강동원부터 면 세운 이병헌까지

기사승인 2015-12-22 10:01:56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2015년도 다양한 배우들이 활동했고, 이름을 날렸다. ‘쌍천만’으로 흥한 황정민이 있는가 하면 군대 가기 직전이라 더 아쉬운 유아인도 있다. 반드시 좋았던 배우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2015년도 가장 눈에 띄었던 영화배우 10인.

황정민 ‘쌍천만 배우’ 황정민이다. 올해 1월 ‘국제시장’으로 2015 첫 1000만영화를 만든 황정민은 뒤이어 8월 ‘베테랑’으로 다시 1000만 관객의 신화를 이뤄냈다. ‘믿고 보는 배우’의 수식어를 단 배우는 꽤 있지만, 한국 영화계에서 황정민만큼의 입지를 쌓은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본인의 말을 빌자면 ‘얼굴 빨갛고 만만한 형’의 친근함이 티켓 박스까지 효력을 발휘한 모양이다.

유아인 ‘베테랑’ 흥행의 주역은 유아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대의 마지막을 걷고 있는 이 젊은 배우는 누구라도 망설일 만한 악역 조태오를 맡아 누가 봐도 천하에 죽일 놈을 연기해냈다. 이미지를 생각하면 백 번이라도 고사했을 역이지만 유아인은 기꺼이 조태오를 맡아 대한민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순수한 나쁜놈이 됐다. 그뿐 아니다. 이후 개봉한 ‘사도’에서 세대간의 갈등과 더불어 광증을 겪는 사도세자 역을 맡아 한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한국 갤럽이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21일까지 3주간 전국(제주 제외)의 만 13세 이상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올 한 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영화배우를 두 명까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유아인은 여기서도 26.9%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전지현 전지현의 과거 필모그래피를 살펴본 관객은 이 배우에 대한 어떤 편견에 사로잡혀 있을 공산이 높다. 전지현이 맡아온 대부분의 배역은 그의 스타성, 혹은 배우가 갖는 본연의 캐릭터성에 크게 의지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전지현은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해올 수 있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 ‘암살’의 전지현은 여성 독립운동가이자 최고의 명사수 안옥윤과 친일파의 딸 미치코로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자신의 연기력이 문제없음을 입증했다. ‘도둑들’에 이어 여배우로서는 첫 ‘쌍천만’ 배우에 등극했음은 물론이다. 한국 갤럽의 2015년을 빛낸 영화배우 설문조사에서는 4위에 올랐다.

박소담 영화 ‘경성학교’의 주인공이 박보영인 줄만 알고 영화관에 들어간 관객들은 대부분 신예 배우 박소담에게 마음을 뺏겼다. 눈에 띄는 신예 여배우가 나타날 때마다 ‘충무로의 샛별’이라는 별명은 참혹할 정도로 함부로 쓰여 왔지만 박소담에 한해서는 이 별명이 구태의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는 악마가 빙의된 소녀 영신 역을 맡아 강동원과 김윤석을 압도하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수지 안타깝게 됐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는 어여쁜 얼굴을 활용해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했지만 첫사랑의 마력도 그를 매력적인 소리꾼으로 만들지는 못했다. 영화 ‘도리화가’ 캐스팅 당시에는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와 흥행을 기대케 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국소리자랑이 됐다. 그러나 사랑스러운 얼굴만은 스크린을 압도적으로 지배했으니, CF에서는 계속 볼 수 있을 듯 하다. 수지는 이제 다음 작품에서 자신의 연기력을 여실히 증명해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물론 ‘도리화가’의 흥행 참패에서 감독의 책임을 배제할 수는 없다.

류승룡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모든 면에서 완벽하리라는 관객들의 기대와,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의 딜레마가 상충한 결과다. ‘손님’에서 멋진 연기를 펼쳐놓고 관객에게 좋은 영화를 권하고 싶은 바람이 엉뚱한 발언으로 번져 나왔다. ‘도리화가’에서는 “여배우의 덕목은 애교”라는, 너무나 유구한 아저씨 개그지만 동시에 젊은 여성들에게는 적대적으로 들릴 발언을 했다. 특히 후자의 발언은 페미니즘이 그 어느 때보다 자주 논의되는 최근의 온라인에서 일종의 ‘스위치’를 누르는 노릇을 했다. 결과적으로 일 잘 해놓고 공치사도 잃은 경우가 됐다.

이병헌 ‘쪽박’으로 시작해 ‘중박’으로 올해를 끝냈다. 일명 ‘50억 협박사건’으로 인해 개봉이 미루고 미뤄져 왔던 ‘협녀:칼의 기억’이 8월 개봉해 44만 관객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내며 이병헌은 배급사를 비롯한 온갖 곳에 고개를 들지 못하게 됐다. 배우자 이민정의 출산이라는 기쁜 일마저 그의 협박사건에 가려졌으니 이병헌이 갈 곳은 어디에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꾸준한 커리어를 쌓아온 배우에게 우민호 감독이 구원투수가 됐다. 영화 ‘내부자들’은 수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서는 이례적인 600만 관객을 기록했다. 어쨌든 이병헌은 한 숨 돌릴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정우 한국 갤럽 조사에서 2012년부터 4년 연속 ‘올해의 영화배우’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 ‘암살’의 하와이 피스톨 역을 맡아 1000만 관객의 신화 주역 중 한 사람이 됐으며, 감독으로서도 활약해 ‘허삼관’을 선보였다. 큰 사건은 없지만 그렇다고 큰 하락세도 없는 탄탄한 영화인이다.

강동원 그가 주연한 ‘늑대의 유혹’의 우산 속 명장면은 10년이 넘은 올해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리메이크됐다. 잊혀질 만도 하련만 그 장면은 전국민이 박장대소하며, 혹은 강동원의 미모(?)를 다시 떠올리며 10년 만에 다시 몇 번이고 돌려보는 인기 클립이 됐다. ‘군도’에서 “왜 강동원만 CG처리해주냐”는 질문이 쇄도해 윤종빈 감독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일은 ‘검은 사제들’에서도 반복됐다. 분명 어떤 CG처리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관객들은 그의 뒤에서 ‘후광’을 봤다. JTBC 뉴스룸에서는 실수로 하게 된 일기예보 하나로 대한민국을 다 뒤집어놨다. 그것이 강동원이다.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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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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