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4호선 사고로 수백명 캄캄한 터널로 대피했는데… 사고 다음날 “초고속 와이파이”

[어떻게 생각하세요] 4호선 사고로 수백명 캄캄한 터널로 대피했는데… 사고 다음날 “초고속 와이파이”

기사승인 2016-01-07 10:51: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갑자기 ‘쾅’ 소리가 들렸다” “열차 안에 불이 꺼졌다” “아수라장이었다.
너무 무서웠다”

6일 퇴근이 한창이던 오후 7시25분쯤 한성대입구역에서 성신여대입구역으로 향하던 서울 지하철 4호선 열차가 고장으로 멈췄습니다. 그것도 터널 안이라 800여명의 승객들은 어두운 선로를 따라 30분 동안 걸어서 긴급 대피해야만 했습니다. 한성대입구역과 성신여대입구역으로 나눠 이동하는 과정에서 16명이 찰과상과 염좌 등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SNS에는 당시 목격담이 생생하게 올라왔습니다. ‘놀란 승객들이 우왕좌왕 하고 있는데 안내방송도 없다’ ‘복구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 환불 받아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라고만 한다’ ‘오히려 승객들이 서로 격려하며 침착하게 대처했다’ ‘대형 참사가 벌어질 뻔 했다’ 등 긴박했던 상황이 사진과 함께 실시간으로 전파됐습니다.

실제 열차가 멈춰 서고 승객들이 대피할 때까지 지하철에서는 단 한 차례의 안내 방송도 이뤄지지 않았다. 승객 수백 명이 한꺼번에 터널로 빠져나와 이동하는 와중에도 역시 서울메트로의 안내는 없었습니다.

서울메트로는 사고 직후 양방향 열차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오후 8시15분쯤 승객이 모두 대피한 것으로 파악하고 나서 열차 운행을 재개했죠.

이날 사고 원인에 대해선 갑자기 멈추면서 ‘펑’ 하는 소리가 나고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당시 승객들이 비상통화장치를 이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안내 방송을 할 수 없었다”면서 “비상통화장치가 최우선 사용되도록 설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상통화장치가 사용 중이면 안내 방송을 하지 못하도록 한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보완하겠다는 방침을 전했습니다.

놀란 온라인은 7일 서울시의 지하철 초고속 공공 와이파이(Wi-fi) 구축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날 서울시는 민간투자 사업으로 지하철에 초고속 와이파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월 공개경쟁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 내년 1월부터 4호선과 8호선에 시범 제공한 뒤 10월부터 전 노선에 확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전날은 사고 다음날은 와이파이 구축’ ‘지하철 사고에 대한 사과가 먼저 아닌가’ ‘와이파이 안 써도 되니까 안전하게 운행이나 해 달라’ 등 날선 반응이 올라왔습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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