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외제차를 타고 합정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사는 모습을 인증하는 등 ‘성공 코스프레’를 이어오던 신발전문 업체 스베누의 황효진 대표가 수백억원대의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맨유와의 스폰서 계약, 유명 걸그룹과의 광고계약 등으로 연일 승승장구한 것으로 포장된 스베누는 제조공장 업주, 가맹점주, 에이전시 등 회사의 내실을 상징하는 업체들의 폭로로 갖은 허점들이 드러났다.
스베누는 2012년 ‘신발팜’이라는 인터넷 쇼핑몰로 시작돼 2014년 이름을 스베누로 이름을 바꾸고 온·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한 업체다. 사업 초기에 신발을 만들기 시작해 최근에는 의류도 판매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 연매출 500억원을 달성했다. 전국 100여개 가맹점을 운영했고 AOA, 아이유 등 아이돌을 모델로 내세울 만큼 사세를 확장하기도 했다.
스베누 황효진 대표는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에서 ‘소닉’이라는 닉네임으로 ‘스타크래프트:브루드 워’를 플레이하며 인기를 얻었다. 인기를 바탕으로 창업한 그는 창업 3년 만에 500억 매출의 성공한 청년사업가로 우뚝 서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10일 MBC 시사매거진2580에서 방영한 '수상한 땡처리'에 따르면 스베누는 최근 자본잠식상태에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가맹점주들에게 고소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합정동에 소재한 스베누 본사 앞에서 제조공장 관계자와 에이전시, 가맹점 관계자 등이 강력히 시위하기도 했다.
그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에이전시와 신발제조업체에 대한 스베누의 대금 미지급에 관련된 각서 등이 공개되며 관심을 끌었고, 이를 반박하는 스베누측의 인터뷰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작년 10월부터 서울시 지하철내 매장을 비롯한 전국 땡처리 매장에 스베누의 신발이 헐값에 판매되고 공식 매장 인근에 땡처리 매장이 들어서며 문제가 불거졌다.
실제로 스베누의 재정상황은 좋지 않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스베누의 2014년 매출은 104억원이었으나 2억100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온라인 마케팅비에만 수십억원을 쏟아 부었고 외국 연예인과 드라마 제작지원 등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당사의 신발이 헐값에 팔리는 문제에 대해 스베누측은 유통업자 한 명이 공장 물건을 몰래 팔았다고 해명했으나, MBC측이 본사에서 땡처리 업자와 정식으로 계약하고 물건을 넘겨준 증거가 포착되자 스베누측은 처음 주장을 번복, 땡처리 업자가 애초 계약 내용에 없는 상설매장에 임의로 넘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식 매장 업주 측은 스베누가 당장 현금을 챙기기 위한 목적으로 땡처리 매장에 대량 판매한 것이라고 맞섰다.
제조업체들에 약속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황 대표는 급히 대금 지급을 약속하는 각서를 써 상황을 무마하려 한 정황이 업체들의 각서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관련자들의 반발은 더 거세지고 있다. 앞서 12월 15일에는 중년 남성이 회사에 뛰어들어 옷을 다 벗은 뒤 “내 돈 내놔”라며 사무실을 돌아다니고 자해행위를 하다가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 남성은 신발 공장주로 28억원이 넘는 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디자인 회사 맥과이어 디자인과 회사 로고가 비슷하다는 표절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조만간 황 대표를 소환해 사기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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