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결국 쯔위가 사과하고 박진영도 고개를 숙였다.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17)는 15일 JYP엔터테인먼트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읽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쯔위는 검정색 티셔츠를 입고 수척한 얼굴로 사과문을 읽었다.
쯔위는 “중국은 하나 밖에 없으며 해협양안(중국 본토와 대만을 함께 아우르는 단어)이 하나”라며 “제가 중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중국인으로 해외 활동 하면서 발언과 행동의 실수로 인해 회사, 중국 네티즌에게 상처를 줘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쯔위는 “사과드리는 마음으로 중국 활동을 중단하고 제 잘못을 돌아보도록 하겠다”고 이야기를 마쳤다.
쯔위는 지난해 11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터넷방송에 출연해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 다행히 본방송에서는 편집됐지만 인터넷방송 당시 캡처가 중국과 대만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중국 가수 황안은 “쯔위가 대만 독립 세력을 부추긴다”면서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도 이날 직접 사과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JYP 측의 세 번째 사과다. 박진영은 “우선 상처 받으신 중국 팬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이번 사건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 일인지 본사 스태프, 쯔위 심지어 저 자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후회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을 통해 다른 나라와 함께 일하는데 있어 그 나라의 주권, 문화, 역사 및 국민들의 감정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 모든 것이 저희 회사와 회사 아티스트들에게는 큰 교훈이 되어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그동안 저와 저희 회사, 그리고 본사 소속 연예인들을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신 중국팬분들께 실망을 끼쳐드린 점은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앞으로 여러분들이 받으신 상처들을 만회하고, 여러분들의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하여 한중의 우호관계 및 양국간의 문화교류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영은 논란의 중심에 선 쯔위에 대해 “쯔위는 지난 며칠 동안 많은 걸 느끼고 깨닫고 반성하였다“며 “그녀는 13살이란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 한국에 왔는데, 쯔위의 부모님을 대신하여 잘 가르치지 못한 저와 저희 회사의 잘못도 크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쯔위의 모든 중국 활동을 중단하고 또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영향을 미친 모든 파트너들과 관련된 사항들을 합당하게 처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대만 출신 쯔위가 한국 방송에서 대만기를 흔든 것을 두고 비판받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마녀사냥’이라는 표현도 보인다. JYP 측이 중국 시장을 의식해 납작 엎드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중국과 대만의 정치적 관계를 고려하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제작진과 JYP 측의 불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쯔위 사건은 이날 대만에서 치러지는 총통 및 입법위원(국회의원) 동시 선거와 맞물리며 큰 이슈가 됐다.
제1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 후보가 국민당의 친중 정책에 따른 경제 실정을 집중 부각시키며 청년층과 대만독립 지지층을 파고들어 당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친중 행보로 지지율이 떨어진 국민당은 페이스북에 “쯔위를 지지한다”는 글까지 올렸다.
중국과 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쯔위폰’으로 출시한 중국산 화웨이 스마트폰 Y6 쯔위 광고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쯔위 사건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다른 연예기획사들도 몸을 사리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