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근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들의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박지성 시대’ 이후 한국축구의 눈이 다소 높아졌다곤 하지만, 그래도 최근에 참 많은 아쉬움을 자아냅니다. 한편으로 기대를 높이는 타 리그 선수들도 있죠.
한국축구의 ‘미들맨’ 기성용(스완지시티)은 팀의 주축멤버로 활약하고 있지만 팀이 강등권 위기에 놓였습니다. 한때 리버풀로의 이적설이 나돌 정도로 눈에 띄는 기량 향상을 보여준 기성용입니다만, 팀의 성적은 자꾸만 아래로 향합니다. 게리 몽크 감독이 경질된 이후에도 좀처럼 분위기 반전을 못 일궈낸 스완지시티는 새로운 해를 맞아서도 2패(맨유, 선덜랜드)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성용의 기량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닙니다. 지난 14일 열린 선덜랜드와의 홈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한 기성용은 안정적인 볼 배급과 수비력을 보여 줬습니다. 이번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패스 정확도 91.1%로 중원을 제대로 책임지고 있죠. 하지만 팀의 성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기성용의 기량은 빛을 제대로 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팀의 공격력이 심각합니다. 21경기 19골로 애스턴 빌라(18골)에 이어 뒤에서 2등입니다. 실점은 리그 12위로 그나마 준수하죠.
작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반대로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좀처럼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박싱데이에 기분 좋은 2승을 따낸 토트넘은 레스터시티, 에버튼을 상대로 1무 1패의 성적을 거두며 주춤하는 듯 했지만 16일 선덜랜드전에서 4대1 대승을 거두며 다시금 상승기운을 받았습니다. 리그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4위를 수성하고 있죠.
하지만 손흥민은 좀처럼 선발출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그 8경기 연속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팀 내 존재감이 퇴색돼가는 분위깁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4경기 2골 4도움의 호성적을 거뒀지만 리그에선 14경기 2골 1도움으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크리스탈 펠리스의 이청용은 아예 출전 기회를 못 얻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8경기에 나서 156분 활약한 게 전부입니다. 지난 12월 20일 스토크시티전에서 환상적인 결승골을 넣은 이청용입니다만 이후 그나마 교체멤버에 이름을 올릴 뿐 그 이상 진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대를 갖게 하는 해외파 선수도 있습니다. 석현준은 지난 주말 비토리아 세투발에서 FC 포르투로 전격 이적하며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거상’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포르투이기에 석현준의 활약여부에 따라 차기 빅클럽으로의 이적도 기대해볼 법 합니다.
도르트문트의 수비수 박주호 또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근래 일본인 미드필더 카가와 신지와 각별한 친구관계를 인증한 그는 서서히 기량을 끌어올리며 독일 ‘빅2’ 클럽의 수비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주 전북 현대와의 친선전에선 골을 넣으며 자신의 능력을 한껏 끌어올리기도 했죠.
아우크스부르크의 ‘지구홍(지동원?구자철?홍정호)’도 전망이 좋습니다. 세 선수는 최근 팀에서 잦은 출전기회를 얻고 있죠. 홍정호는 17일 FC 바젤과의 친선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골 넣은 수비수’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분데스리가 휴식기가 끝나는 23일에 맞춰 세 선수는 출격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근 10년 새에 유럽축구로 진출한 한국인 선수가 눈에 띄게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쉬움을 자아내는 선수들도 있지만 한편으로 한국 축구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방증합니다. 어쨌든 주말 늦은 시간을 즐겁게 할 그들의 활약에 한국인들의 즐거운 피로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dani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