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멤버 쯔위(17)가 인터넷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공개 사과한 것과 관련 한국다문화센터가 “심각한 인종차별과 인권침해”라며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를 고발하겠다고 18일 밝혔다.
한국다문화센터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쯔위 사태는 심각한 인종차별과 인권침해 행위로 규정한다”며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여 쯔위의 사죄가 강요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조사를 요구할 것이며, 사죄에 대한 강요가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 대한민국 검찰에 JYP엔터테인먼트와 박진영 대표를 고발하고 처벌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17세 어린 소녀가 자신을 연예계에 데뷔시켜준 한국의 태극기와 자신이 태어난 모국 대만의 청천백일기를 흔든 것은 매우 자연스런 모습”이라면서 “중국의 누리꾼들이 과잉반응에 소속사인 JYP와 박진영 대표가 굴복하여 17세 어린 소녀를 사죄의 재판대 위에 세우고 말았다. 결국 어린 소녀에 대한 사죄 강요행위가 대만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급기야 대만 국민의 혐한 감정에 불을 지르고 말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제에 다국적 걸그룹과 아이돌 그룹을 운영하는 연예기획사의 미성년 노동착취 행위를 조사하고, 다문화 인권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사태가 상업적 이익에 눈이 멀고, 다문화와 인권에 대해 몰지각한 일부 다국적 걸그룹과 아이돌 그룹의 기획사에서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사태라는 것을 주목한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이 다문화 사회와 인권에 대해 심각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같은 모국을 사랑하려다 어이없는 봉변을 당한 쯔위 마음의 상처가 하루빨리 치유되고, 자신이 원하는 길에서 열심히 활동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쯔위는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태극기와 대만기를 함께 흔들었다. 이에 중국 가수 겸 작곡가 황안이 쯔위가 대만 독립주의자라는 주장을 제기해 중화권에서 큰 논란이 됐다. JYP는 두 차례나 공식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쯔위 본인이 직접 사과하는 동영상을 올렸고, 박진영도 사과문을 올렸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대만 양안정책협회의 온라인 조사 결과 134만명의 청년층이 ‘쯔위 사건’ 영향으로 투표 참여를 결정했거나 투표의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잉원 총통 당선자가 얻은 689만표 가운데 19.5%가 쯔위 사건에 격분한 젊은층의 몰표였다는 분석이다.
논란의 당사자인 쯔위는 중국 활동은 중단했지만 예정된 국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날 경기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되는 MBC 설특집 ‘2016 아이돌스타 육상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 녹화에 참여 중이다. 이날 쯔위는 멤버들과 함께 참석했으며 이른 아침 응원 나온 팬들에게 간식과 음료, 손편지를 선물했다.
대만에 사는 쯔위 어머니는 대만 총통 선거와 맞물려 사태가 심각해지자 딸이 걱정돼 15일 한국을 방문했다. 쯔위는 멤버들과 숙소에 살고 있지만 주말 동안 어머니와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권 매체들은 쯔위 어머니가 “이 사건이 빨리 진정돼 어린 아이가 빨리 즐겁게 노래하고 춤출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