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전(前) 사립학교 교사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교사 채용 비리를 낱낱이 고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사립학교의 교사채용 비리와 관련해 “집중 점검에 나서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02년부터 2015년까지 약 13년 간 사립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재직했다는 익명의 제보자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2006년 정교사로 채용돼서 근무 중인 교사가 있었는데, 그는 내게 옆 학교에 정교사 자리가 있으니 몇 가지 조건을 들어주면 그 학교에 소개시켜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인근 학교 행정실장을 통해 내 이력서가 전달된 후에 8000만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8000만원은 너무 부담이 된다고 얘기했더니 사립학교에서 여교사는 남교사보다 채용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면서 전교조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금액을 낮춰주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놀라는 진행자에게 제보자는 “사범대에 다닐 때부터 이런 얘기들은 당연하게 거론됐다. (그래서) 좀 소신 있는 친구들 중엔 몇 년이 걸려도 임용시험을 봐서 공립으로 가겠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털어놨다.
제보자는 교사채용 비리의 원인으로 교사 자격증 남발과 중·고등학교의 상당수가 사립학교인 점을 들며 “교육청에서 어떤 감시·감독을 하는지 묻고 싶다. 제보가 들어와서 (수사에 들어간다 한들) 확실한 뭔가가 있어서 잡히지 않는 한 애초에 감시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한 “가까운 분에게 들은 건데, 어떤 교사가 그 분에게 ‘우리 학교에 정상적으로 들어온 사람 아무도 없다. 당신이 근무를 열심히 하고 안 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당장 이사장을 찾아가라’고 제안했다고 한다”면서, “그래서 그 분은 이사장을 찾아가 5000만원을 내고 정교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 학교에 어떤 교사 같은 경우에는 교사 자격증이 없이 근무를 하고 계셨다”며, “교육대학교원을 다니면서 교사자격증을 땄고, 따자마자 정교사로 발령이 난 거다. 그런데 그분은 학교가 지방대여서 1억 넘게 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다.
또한 제보자는 ‘교직매매업체’가 횡행하고 있다면서, “어떤 분이 정교사로 채용시켜주는 그런 곳이 있다고 그래서 나도 연락을 해봤다. 그 업체에서 1억, 1억2000만원, 이렇게 얘기를 했다”며, “기간제 교사들은 이런 경우를 흔하게 접한다. 갑자기 누군가가 정교사로 오는 이해할 수 없는 경우들이 가끔 생긴다”고 전했다.
이어 “공정한 시험이라고 생각을 해서 열심히 준비해서 필기시험도 보고 수강도 하고 하지만 사실은 그것이 누군가를 위한 자리였다는 걸 알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dani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