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프리카TV 탄생한 그때 그 시절 ‘첫 생각’은…”

[인터뷰] “아프리카TV 탄생한 그때 그 시절 ‘첫 생각’은…”

기사승인 2016-01-27 00:00:58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스트리밍’이란 용어의 범위는 꽤 넓다. 음악, 애니메이션, 영상 등을 포괄해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법을 스트리밍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한 개인이나 집단이 주체가 돼 콘텐츠를 송출하는 방송 형태의 스트리밍이 최근 세계적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 IT계에서의 화두는 단연 이 사업이다. 지난해 8월 미국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사 트위치TV를 9억7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IBM은 근래 유스트림을 1억3000만 달러에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어마어마한 금액이 오가는 만큼이나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의 잠재력은 대단하다. 구글, 애플 등의 다국적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중에서도 방송 스트리밍은 핵심 축으로 간주되고 있다.

국내라고 다르지 않다. 이미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이 분야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고 있고, 최근 MBC에서는 이를 모델로 한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인기리에 방영하고 있다.

스트리밍이란 용어가 채 세상에 얼굴을 내밀기 전에 이 서비스를 기획한 ‘원조’도 한국에 있다. 바로 아프리카TV다. 2005년 베타테스트에 이어 2006년 3월 정식 론칭한 아프리카TV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로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다.

방송 스트리밍 사업의 규모는 아프리카TV의 최근 매출을 통해 실감할 수 있다. 아프리카TV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464억원, 영업이익은 59억원을 기록했다. 그 전년도 연 매출액이 504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2015년도 총 매출액은 약 20~3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코스닥 상장사로 시가총액은 2288억원에 이른다.

아프리카TV의 시작이 마냥 순탄했던 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실패를 예견했고,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지금에 오기까지 갖은 사건사고를 겪었다. 그럼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온 아프리카TV는 최근까지 스포츠, 음악, 더빙, 시사, 교육, 먹방, 게임 등 경계 없는 서비스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TV에서 미디어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홍승호 이사는 스트리밍 분야의 가능성을 훨씬 더 넓게 내다보고 있다. 홍 이사와 만나 방송 스트리밍 사업의 가능성과 과제, 미래적 가치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아프리카TV는 스트리밍이란 용어가 미처 고개를 들기 전부터 ‘인터넷 방송’이란 콘텐츠로 큰 성장을 했습니다.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당시 어떤 가능성을 봤는지 궁금합니다.

아프리카TV는 2005년에 베타서비스를 시작했고, 2006년 3월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2005년에 스트리밍 서비스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영화나 방송사 VOD서비스가 스트리밍으로 제공되었고, 윈앰프를 기반한 음악방송 시장도 활발했던 시기입니다. 스트리밍으로 보긴 힘들지만 화상채팅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상엔 ‘실시간 방송’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TV는 “만약 실시간으로 같은 영상이나 화면을 보면서 채팅으로 서로 커뮤니케이션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됐습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소셜TV’와 같은 개념입니다. 처음에는 주로 웹캠을 통한 ‘보이는 라디오’ 형태의 방송들이 생겨났지만, PC화면을 자유롭게 캡처해 방송을 할 수 있는 라이브캠(일명 데스크탑 브로드캐스팅) 기능이 들어가면서 무궁무진한 주제들이 방송되기 시작했습니다. 개인들이 자유롭게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영상을 매개체로 채팅을 통해 참여하고, 소통과 공감 하는 것을 보고 미래의 미디어가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엿보았습니다.

현재 아프리카TV는 ‘참여, 공감, 소통’을 키워드로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세계 70억 인류가 아프리카TV를 통해 라이브로 연결돼 서로 소통하는 플랫폼을 꿈꾸고 있습니다. 향후 몇 년 안에 실시간으로 음성과 채팅을 번역해주는 기술이 상용·일반화될 것이며, 언어 장벽은 사라질 것입니다. 향후 전 세계를 아우르며 기존 매체를 대체하는 새로운 미디어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스트리밍’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스트리밍은 기술적으로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받는 기술입니다.

일반적인 스트리밍은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음악 혹은 동영상)를 서버에 저장해 놓고 있다가, 유저가 접속해 실시간으로 다운로드·플레이 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방송 스트리밍은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콘텐츠’를 ‘실시간 전송’하는 ‘라이브 스트리밍’입니다. TV를 예를 들면, 미리 촬영하고 편집한 영상을 송출하는 것이 아닌, 스포츠 중계나 공연 실황과 같은 현재 일어나는 일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생방송’ 개념입니다.

아프리카TV는 라이브 스트리밍에 ‘쌍방향 소통’까지 추가돼, ‘Live Interactive Streaming’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방송 스트리밍 산업의 잠재력과 방향성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아울러 이에서 파생될 새로운 산업은 무엇이 있을지 예상해볼 수 있을지요.

일반적인 음악, 동영상 등 스트리밍 서비스의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RMC, Ready Made Contents)와 달리, 방송 스트리밍은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시청자와 소통해가며 만들어 가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감성적 공감, 콘텐츠의 변화 등이 실시간 반영됩니다.

품질적인 완성도는 고가의 장비와 PD, 작가, 스탭들이 만드는 웰메이드 프로그램만큼 높지 않더라도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훨씬 풍성하고 재미와 공감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요즘 세대에게 어필하고 있고, 인기를 얻고 있는 핵심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1인 미디어가 점점 각광받고, BJ로 불리는 새로운 콘텐츠 크리에이터 직업군이 생기고 어린 친구들에게는 BJ가 장래 희망이자 꿈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도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고, 해외에서도 많은 인터넷 방송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들은 큰 인기와 수익을 얻고 있어,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고 성장했습니다. 인기 BJ들의 경우, 또래 대기업 직장인 못지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아프리카TV와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BJ들을 대상으로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사업이 부흥하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에 수십 개의 MCN 업체가 생겨났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파생되는 새로운 서비스는 하루하루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연예인들이 자리 잡고 있는 영상 광고 시장에 BJ가 진출하였고, PPL광고, 컨텐츠형 광고, 쇼핑, 캐릭터상품 등 다양한 파생 산업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명승지에 직접 방문해서 현장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는 것으로 관광 산업과도 연계되고 있으며, 관공서에서도 아프리카TV 방송을 통해 시민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자유롭게 방송하고 시청할 수 있다는 점, 그것이 BJ와 시청자간의 상호 공감과 소통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은 그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프리카TV를 하나의 키워드로 표현하신다면?

아프리카TV는 ‘참여, 공감, 소통’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TV에서는 끼와 재능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BJ가 될 수 있고, 또한 시청자는 누구나 방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방송 안에서 BJ와 시청자는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며 다양한 방송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의 콘텐츠는 매우 독특합니다. BJ가 PD, 작가, 스탭, 기술 등의 모든 영역을 혼자 소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방송은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송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바일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방송과 시청이 가능하죠.

그럼에도 방송은 BJ가 혼자 만들 수 없습니다. 보통 BJ들이 하루 3~4시간씩 매일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PD나 작가라도, 이런 분량의 방송을 혼자 만들 수는 없습니다. BJ가 이런 분량의 방송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시청자의 참여로 시청자와 함께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방송 안에서 BJ와 시청자가 서로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공감하고 소통하는 모습 그자체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프리카TV는 ‘참여, 공감, 소통’의 키워드를 중요시하고 있고, 이것 자체가 아프리카TV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트리밍 산업은 다소 은퇴시기가 빠른 프로선수들에게 큰 이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운동선수, 연예인, 가수 등 다양한 각계각층이 스스로의 재능을 콘텐츠로 재생산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야구나 농구, 축구 등의 몸을 사용하는 스포츠 선수들은 다른 직종에 비해 은퇴시기가 현저히 빠릅니다. 그로 인해 선수들은 은퇴 이후의 생계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은퇴 선수들은 경력을 살려 감독이나 코치로 활동을 하거나 스포츠 해설자로 변신합니다. 스포츠 스타들은 본인의 인지도를 살려서 예능 등의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유명 선수들만 이런 활동을 할 수 있고 대다수의 선수들의 은퇴 후 일자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프로선수들은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해설자로 변신하기 좋은 환경에 있습니다. 은퇴 후에 바로 해설을 하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의 특성도 알고, 또한 각 팀들이 어떠한 분위기인지 세세하고 알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선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수도 있고, 특정 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시청자들에게 들려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스포츠 중계 채널은 한정되어 있고 한정된 자리를 놓고 많은 선수 출신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방송 스트리밍은 이들의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방송 스트리밍은 채널의 한계가 없고 끼와 재능만 있다면 무한정 개설되는 채널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선수들은 이미 인지도가 있어서 방송 스트리밍에서 좀 더 손쉽게 대중적인 인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들의 재능을 살려서 본인만의 개인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며 방송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청자 입장에서는 좀 더 가까이에서 스포츠 스타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프리카TV에서는 전직 선수 혹은 전·현직 기자, 해설자, 캐스터 등이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프로게이머들의 경우 승부조작을 대체할 중요한 예방수단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 프로게이머들과 은퇴 프로게이머들의 활동 사례를 소개해주세요. 더불어 그들의 수익 정도에 대해서도 가능하다면 소개해주세요.

현재 왕성히 활동하고 프로게이머들도 항상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종이 일반 직장인들에 비해 훨씬 어린 나이에 은퇴를 하게 되니 은퇴 후 무엇을 해야 하는 것에 큰 걱정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이 현역 시절에 프로게이머들이 검은 유혹에 빠지게 되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1인 미디어가 핫 트렌드로 부각되면서 프로게이머들의 방송 스트리밍 활동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프로게이머들의 개인방송 진입을 촉진하고 있고 앞으로도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개인방송에 도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프로게이머 은퇴 이후에 선택할 수 있는 진로가 많지 않은데 개인방송 활동은 프로게이머에게 자신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훌륭한 솔루션이 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남들 보다 뛰어난 것은 게임을 잘하고 게임을 남다르게 해석, 분석하는 것인데 이런 재능을 개인방송을 통해 꾸준히 팬들과 소통하고 게임 해설 및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내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프리카TV에서 BJ로 활동하고 있는 전/현직 프로게이머는 대략 113명 정도이고, 그들의 수익은 본인의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왕성하게 활동하는 프로게이머 BJ의 경우에는 현역 선수 시절 못지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프로게이머들이 현역시절에 활동했던 게임을 주력 컨텐츠로 개인방송을 하고 있으며 많은 애청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daniel@kukimedia.co.kr"
이다니엘 기자
daniel@kukimedia.co.kr
이다니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