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선우엄마’ 김선영 “다음 작품에서 ‘응팔’ 분량 기대하면 내가 돌아이죠”

[쿠키인터뷰] ‘선우엄마’ 김선영 “다음 작품에서 ‘응팔’ 분량 기대하면 내가 돌아이죠”

기사승인 2016-01-28 12:04: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지난해까지 배우 김선영을 아는 대중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다기보다는 아예 몰랐다는 표현 쪽이 적합하다. 그러나 약 6개월 만에 스타덤에 올랐다. ‘응답하라 1988’ 선우 엄마 배역을 통해서다. “‘욱씨남정기’ 확정 아니다 뭐 이런 기사도 났어요, 웃기지요? ‘지가 뭐라고 막 출연 확정이고 아니고를 말하나.’ 막 그런 생각 들고요. 그렇지요?” 하고 웃음을 터트리는 김선영을 삼청동에서 만났다. 분명 이날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친근함을 주는 것은 ‘선우엄마’ 김선영의 힘일 것이다.

중학교를 다닐 때 우연하게 연극을 연출한 것이 계기였다. 그 때 ‘연극 연출을 해야지’ 하고 장래희망을 정했다. 그런데 김선영이 태어난 곳은 시골이었다. 정확히는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면. 지금도 그 흔한 프랜차이즈 카페 하나를 찾기 힘든 고장이다. 그곳에 연극영화과에 진학하는 학생이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존재였다. 결국 무작정 사촌 오빠에게 물었다. “오빠, 연극 연출은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어?” 대답이 돌아왔다. “일단 대학을 가서, 연극 동아리를 찾아서 가입하면 돼.” 그래서 김선영은 한림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했다. 수강신청 같은 건 신경도 쓰지 않고 입학 첫 날 학교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연극 동아리를 먼저 찾아 헤멨다. 그렇게 연극 연출을 시작했다. 1학년 1학기 F라는 성적표를 받아가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연극 연출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공연예술아카데미에 진학했다. 연기를 접한 것은 그 때였다. 연출을 할 거니까 연기도 들어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기 수업을 신청했다. “처음에는 별 관심이 없어 연기 수업은 뒷전이었고 늘 놀러 다녔다”며 김선영은 웃음을 터트렸다. “와 그런데 장난 아니더라고요. 연출 파트에는 나보다 완전 똑똑한 언니 오빠들, 그러니까 서울대 연고대 이런 곳 나온 양반들이 와서 공부하고 있는 거예요. 어휴, 이건 내 거 아니구나. 했죠.” 그렇게 주눅 들어 있던 김선영을 다른 길로 이끈 것은 연기 수업에서의 연극 무대였다. “못 벗어나겠더라고요. 조명 받고, 연기하고. 그런데 막, 잘 했다고 박수 쳐주고.”



안톤 체홉의 ‘연극이 끝난 후에’로 시작한 연극은 재미있었다. 이후로도 쭉 해왔다. 영화나 브라운관에 진출하게 된 건 우연한 기회들의 연속이었다. 김선영의 작품을 본 감독이나 조감독들이 “잠깐 나올래요”하고 제의하면 경험 삼아 한 장면씩 찍고, 다시 연극을 하는 식이었다. 김선영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준 것은 ‘위험한 상견례’를 연출한 김진영 감독의 작품 ‘음치 클리닉’이었다. 이후 김 감독은 ‘꽃할배 수사대’ 등에서 계속해서 김선영을 캐스팅했고, ‘응답하라 1988’에도 그 인연으로 캐스팅이 됐다. “김진영 감독님이 제게 길을 열어주신 거죠.” 가장 고마운 사람이 김 감독이라고 김선영은 몇 번이나 강조했다.

“애기 낳고 얼마 안 됐을 때 돈이 너무 없었어요. 한달도 안 된 갓난애가 누워있는 것만 봐도 눈물이 펑펑 나는 거예요. 애 낳은 엄마들은 원래 호르몬 때문에라도 그렇다고 하는데, 그걸 감안해도 매일매일 울었어요. 그런데 김진영 감독님이 마침 내가 울고 있을 때 영화 기술시사를 마치고 전화를 우연히 주셨어요. ‘선영아, 너 기술 시사 했는데 그 장면을 스태프들이 너무 좋아해. 정말 잘 했다. 놀러 와.’ 짧은 통화였는데 엄청나게 위로가 됐어요. 연극판에서는 항상 영화판에 대해 ‘무섭다, 사기꾼 많다, 무례하다’라는 얘기만 들었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좋은 사람들,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응답하라 1988’은 더 크게 다가왔다. 고마운 사람이 열어준 길이다. 심지어 그간 해왔던 배역들보다 더 엄청난 분량이다. 커다란 분량이 부담스러울 만도 한데 김선영은 “너무 신났다”며 크게 웃었다. “부담감은 원래 무슨 작품을 하든 있는 거고, 대본을 보니까 막 신나는 거예요. 이게 무슨 일이야, 아니 왜 나에게 이런 엄청난 분량을? 하는 생각도 들고, 이우정 작가가 옆에 없는데도 계속 ‘어머 언니 나에게 이렇게나? 사랑해요. 어우 세상에.’ 하는 소리를 연발했죠.” 매일 매일 나온 대본을 침대에 앉아 읽는 시간은 ‘꿈같은 시간’이었다고 김선영은 표현했다.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요? 다음 작품도 ‘응답하라’ 만큼 분량을 기대하면 내가 ‘돌아이’지. 본래 내가 가진 역량이 그만큼이 안 되는데 감사하게 주신 거예요. 열심히 해야죠. 더 배우고 더 익숙해지고, 이번에 얻은 것들을 소중하게 안고 가야죠. 박탈감은 당연히 있겠죠. 그렇지만 그건 당연한 거예요. 단 1초만 나오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순간에 충실하고 열심히 하는 배우가 돼야죠.” rickonbge@kmib.co.kr /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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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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