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 심리학] 김무성의 ‘조선족 발언’이 실망스러운 진짜 이유

[이슈 인 심리학] 김무성의 ‘조선족 발언’이 실망스러운 진짜 이유

기사승인 2016-02-01 14:45:55

새누리당 김무성(사진 오른쪽) 대표의 ‘조선족 발언’이 최근 이슈를 모았다. 김 대표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저출산대책특위 제7차 회의 겸 당정 협의회에서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 문제와 관련해 “우리에겐 조선족이 있다. (이민에 따른) 문화쇼크를 줄일 좋은 길이 있다”며 “우리 이민 정책은 조선족을 대거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사람의 의도는 두 가지로 판단한다. 말과 행동이다. 말은 인지 즉 생각을 드러내는 수단이고, 행동은 욕망의 습관을 드러낸다. 지금까지 이슈 인 심리학에서 김 대표를 다룬 것이 딱 두 가지였다. 하나는 ‘돼지국밥집’ 이슈였고, 다른 하나는 ‘연탄발언’ 이슈였다. 공교롭게도 이 두 가지는 모두 김 대표의 행동과 말에 관한 이슈였다.

그는 메르스 사태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정치적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야 할 때 선거철에나 행동하는 돼지국밥집에서 ‘사진찍기’를 했던 모습과 당 청년위원회와 함께 연탄 배달 봉사활동에서 연탄을 함께 나르던 아프리카계 유학생을 바라보면서 “연탄색이랑 얼굴색이랑 똑같네”라고 말해 국민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즉, 김 대표의 행동은 대통령을 준비하는 정치적 욕망의 습관적 행동을 드러내는 것이고, 말은 김 대표가 사회적 규범 속에서 사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전 김 대표의 두 이슈를 근거해 이번 조선족 발언에 대해 살펴보면, 그에게 꼭 있어야 할 3가지가 전혀 없다. 첫째, 정치인으로서 국민에게 ‘정책’으로 말하지 않고 있다. 둘째, 정치인으로서 구체적인 과정을 통해 국민을 ‘설득’하거나 ‘소통’하지 않는다. 세 번째, 현재 상황과 자신의 정책을 비교해서 장단점을 비교하지 않는다.

이 세 가지는 국민의 정치적 대표로 뽑힌 국회의원들이 이해 당사자인 국민에게 당연히 전달해야 할 것들이다. 하지만 김 대표의 이전 말과 행동을 보면 어느 것 하나도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없다. 출산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아닌 조선족 이민이라는 ‘즉흥적 대안’을 제시하고, 현재 저출산 문제가 우리 국민의 과거·현재·미래의 관점에서 어떤 문제를 미치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 혹은 저런 시스템이 필요하다가 아닌 ‘우리에겐 조선족이 있다’처럼 구체적이지 못한 ‘던져보기식’ 발언을 해 오히려 국민과 정치인 사이의 또 한 번 문화쇼크를 주고 있다.

심리학 용어 중에 ‘방아쇠 효과(trigger effect)’라는 것이 있다.

평형이 유지되고 있는 환경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작은 변화가 발생하면 그 영향이 전체로 확대돼 큰 변화를 초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1907년에서 1918년까지 미국 애리조나주 카이바브 고원(Kaibab National Forest)에서는 사슴을 보호하려고 상위계층의 동물인 퓨마와 늑대를 총으로 쏴서 강제로 포획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슴의 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서 사슴이 먹을 풀이 부족해지면서 고원은 황폐해지고 사슴 역시 절반 정도만 남게 되는 비참한 결과였다. 전체적인 시각과 깊이 있는 통찰이 없이 인위적으로 당긴 방아쇠가 결국 자연과 동물 모두를 망쳐버린 것이다.

‘방아쇠’라는 도화선이 일으킨 어떤 반응이나 사건이 ‘크고도 부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김 대표는 여당의 수장이다. 그리고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의 말 한마디는 언제든지 ‘방아쇠’가 될 수 있다.

이번 김 대표의 ‘조선족 발언’이 조선족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도, 국민에게도, 그리고 정치인들 스스로에게도 방아쇠 효과가 되지 않게 한 번만 더 생각하고 깊이 있는 정책 발표를 기대한다. 새누리당이든 더불어민주당이든 국민의당이든 여야를 떠나 제발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또 신뢰할 수 있는 ‘말과 행동’ 하기를 바란다. 국민은 여당 야당을 떠나서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당당’할 수 있다. 투표를 할 권리도 있지만 투표를 하지 않을 권리도 있다는 것을 정치인들 스스로 매일 인식하면서 국민을 위한 정책에 올인하길 바란다.

이재연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정리=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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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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