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인스타그램이 아버지 발목 잡았다… ‘호화 출장’ 방석호 아리랑TV 사의 표명

딸 인스타그램이 아버지 발목 잡았다… ‘호화 출장’ 방석호 아리랑TV 사의 표명

기사승인 2016-02-02 09:12: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딸 인스타그램이 결국 아버지 발목을 잡았다.

해외출장 중 부적절한 경비 사용 의혹이 제기된 방석호 아리랑TV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방 사장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실에서 자신의 부적절한 출장 경비 사용과 지출결의서 위조 의혹을 제기한 이후 문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문체부는 이날 방 사장의 사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방 사장 사의 표명과 별도로 문체부 특별조사는 별도로 진행되게 된다.

앞서 1일 경향신문은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입수한 제보를 인용, 방 사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을 하던 지난해 9월 미국 출장을 가면서 가족들을 동반해 현지에서 최고급 차량을 빌리고 호화 레스토랑과 쇼핑몰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방 사장이 귀국 후 출장비를 정산하면서 오준 유엔대사 등 현지 외교관들과 식사한 것처럼 허위로 동반자 이름을 적어냈고, 사적 경비를 공식 출장비로 처리하기 위해 지출결의서를 위조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방 사장의 가족 동반 해외출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딸 인스타그램 때문에 알려지게 됐다. 방 사장의 딸은 ‘아빠 출장 따라오는 껌딱지 민폐딸’ ‘기분 좋은 드라이브, 우리 가족의 추석나들이’라며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 관람 등 현지에서 아버지와 관광을 다니며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대통령 공식 일정이 계속 있었기 때문에 가족여행 일정을 짜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방 사장 측의 해명이 빈축을 산 이유다.

방 사장이 당시 박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시기에 맞춰 미국으로 출장간 이유는 아리랑TV가 국내 방송 사상 최초로 한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당시 동행했던 직원들을 인용, 방 사장이 9월 24~29일 5박7일간 일정 중 잠깐 만나 식사를 같이한 것을 빼면 취재진과 별도로 움직이며 하루 렌트비만 1000달러에 달하는 고급차량을 빌려 호화 레스토랑을 돌아다녔다고 전했다.

아리랑TV가 작성한 지출결의서와 영수증을 보면 방 사장은 9월 24일 도착 첫날 철갑상어 전문요리점에서 한 끼 식사비로 930달러(약 113만원)를 지출했다.

27일에는 뉴욕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명품 아웃렛 매장 우드베리에서 장시간 시간을 보냈다. 지출결의서를 보면 철갑상어 요리점에서는 뉴욕 한국문화원장, 우드베리 식당에서는 유엔본부 서석민 과장과 업무협의를 했다고 적혀 있지만 두 사람은 방 사장과 만난 사실이 없다고 했다. 28일 오준 주유엔대사와 만찬을 하고 62만원을 썼다는 지출결의서도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향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국민혈세 불법 유용한 방 사장을 엄벌하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논평을 내고 “방 사장의 행태는 공영방송의 최고책임자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처사였을 뿐만 아니라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가 있다”면서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는 물론 그 이전 자진 사퇴를 엄중히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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