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난 ‘내부자들’의 손목 잘린 이병헌 같은 신세였다”

조응천 “난 ‘내부자들’의 손목 잘린 이병헌 같은 신세였다”

기사승인 2016-02-03 10:20:55
사진=국민일보 DB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한 조응천 전 공직기간비서관이 과거 ‘정윤회 문건 유출’ 파동과 관련해 자신을 “이병헌과 같은 심정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따르던 자에 배신을 당하고 거짓 음모로 궁지에 내몰리는 ‘안상구(이병헌 분)’를 자신에 빗댄 것이다.

조 전 비서관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현해 “내부자들을 보면 이병헌을 갑자기 강간범으로 만들어서 완전히 매몰시켜버리는데, 그를 보면서 나와 오버랩시켰다”며 “그쪽(박근혜 대통령)의 대응기조는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계속 같은 패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역임하며 ‘친박’으로 각광받던 조 전 비서관은 정윤회 문건 파동의 중심에서 박근혜 정부 2년차 정국을 떠들썩하게 흔든 바 있다. 그는 1년 2개월여의 비서관 생활을 마치고 2014년 4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나온 신조어가 ‘배신의 정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이란 용어를 거론하며 그에 반하는 이들에 적개심을 표출했다.

조 전 비서관은 “신세가 이병헌 씨였다는 생각이 들었는가”라는 질문에 “너무 센가?”라고 되물은 뒤 “저 나름대로 손모가지 잘린 이병헌 그…”라고 말을 흐렸다.

이에 진행자가 “그런 느낌까지, 좌절감까지 갖고 있던 차였는데 오늘 이런 논평까지 나오니까 더 마음이 아프시겠다”라고 했고, 이에 조 전 비서관은 “아니다. 그쪽의 대응기조는 그런 식이었다. 그러니깐 특별히 새롭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부인이 왜 정계 입문에 반대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느 정파에 들어가면 다른 정파에서 악의적 언어로 비난하지 않겠느냐. 그것을 감당할 배포가 없다고 했다”며 “‘멀쩡한 사람들도 들어가면 다 이상해지는데 당신까지 그러느냐. 할 테면 이혼하자’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이번 더민주 합류에 대해 진행자가 “공안검사 출신에 고향은 TK시고 게다가 전 정부 인사도 아니고 현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사가 제1야당에 입당해서 좀 많이 의외였다”고 묻자 그는 “(식당 일을 하는데) 계속 몇몇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시고 부탁을 하시고 빤히 쳐다봤다”며, “(문재인 대표를 포함해) 다수가 식당을 찾는데 식당 업무 특징상 그들을 막을 도리가 없고 묘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 정권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은 “출범에도 일정 부분 관여를 했고 또 출범 이후에도 충심을 가지고 일을 했다. 이 정부가 정말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해 줄 거라고 굳게 믿었다”며, “안에서 의견차이도 있었고 해서 결국 나왔다. 이후에도 이 정부가 (선거에서) 잘 뽑았다 그런 얘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심정이었는데, 하는 일들이 이상하고 납득이 안 되고 자꾸 책임을 안 지려고 하고 통상의 생각보다는 거꾸로 가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 때마다 야당은 도대체 뭐 하는가 싶었다.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도록 노력을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집단이 야당인데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고 또 정권을 가져오고자 하는 수권 의지도 별로 없는 것 같고 당내 헤게모니 싸움에만 몰두하는 것 같았다”며, “강한 야당이 있어야 강한 여당, 강한 정부가 있고, 국민들께 희망을 드릴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그런데 더민주가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고 혁실하려고 하는 모습이 진정성이 보이고 처절했다”며, “야당의 체질을 바꾸고 다른 생각, 다른 목소리, 다른 길을 걸어왔던 사람들을 존중하고 토론해 혁신하겠다고 하는데 참 힘들었다”고 입당 배경을 설명했다.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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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니엘 기자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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