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릴레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한 가운데 야당 내 기류에서 테라방지법에 대한 전향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26일 본회의에서 더민주에서 처리를 촉구해온 선거구획정안과 테러방지법이 동시 처리될 거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23일 ‘준전시 상태’를 명분으로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고, 주호영 국회 정보위원장이 새누리당 수정안을 올리면서 테러방지법은 표결만 남겨둔 상태다. 이미 과반 의석을 새누리당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표결에만 부쳐지면 통과는 거의 확실시된다.
이에 야당은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이뤄지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행위, 곧 필리버스터로 맞서고 있다. 전날 김광진 더민주 의원의 5시간19분에 이어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1시간50분), 은수미 더민주 의원(10시간18분) 등이 반대토론을 하고 현재는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토론을 이어나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를 강력 규탄하면서도 26일 본회의 전에 멈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선거구 획정 기준이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넘겨진 상황에서, 이를 처리하려면 더민주 또한 본회의 표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더민주가 지적한 테러방지법 독소조항에 대해 “국가정보원의 (제대로 된) 조사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론상 필리버스터는 2월 임시국회 회의가 끝나는 3월11일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이론적일 뿐, 실제 그대로 이뤄질 공산은 적다. 지난해 끝마쳤어야 할 법안 통과를 계속 늦출 경우 여론의 비난여론이 조성될 것은 자명하다.
더민주에서 테러대응기구를 국민안전처에 설치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선회할 움직임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새누리당의 주장대로 국정원에 테러대응기구를 두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는 것.
어쨌든 더민주는 26일 본회의에서 선거구획정안을 처리해야 한다. 때문에 지금의 ‘합법적 본회의 저지’는 그 때에 맞춰 제동이 걸릴 공산이 크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기자 간담회에서 “정보수집권을 안전처에 둬야 하느냐는 주장을 계속 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점이 있고, 대안을 모색 중이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국정원의 도·감청 등 정보수집 권한을 남용할 여지는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견제 장치가 마련돼야 안전처를 국정원으로 양보할 수 있다는 것. 구체적으로 국회가 추천한 복수의 상설 감독관이 테러대응센터에 상주하며 국정원의 정보수집 활동을 감독하고, 국정원이 주기적으로 국회에 정보수집활동 내용을 보고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게 골자다.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는 국회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어떤 수단도 강구할 생각”이라고면서, “현재 선거법을 앞두고 국회 일정은 선거를 향해서 치닫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소들을 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dani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