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혜리 기자] 톱 여배우들의 케이블 드라마 출연은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닙니다. TV드라마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충무로의 여배우들이 연이어 케이블 행을 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앞서 7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박보영은 tvN ‘오 나의 귀신님’을 선택, ‘음탕녀’ 캐릭터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후 최지우는 tvN ‘두 번째 스무 살’에서 대학생 아들을 둔 늦깎이 대학생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죠.
김혜수는 현재 방영 중인 tvN ‘시그널’에서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차수현으로 열연 중입니다. 장르물의 특성상 특정 마니아층에게만 통한다는 통설을 거뜬하게 뛰어 넘으며 시청률 8%를 돌파했습니다. 2013년 KBS2 ‘직장의 신’ 이후 4년 만에 복귀한 김혜수는 “드라마를 할 계획이 없었는데 대본을 받고 정말 재미있게 봤다”며 “내 캐릭터도 좋지만 이야기의 구성과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너무나 좋았다. 안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며 출연 이유를 밝히기도 했죠.
브라운관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고현정과 전도연 또한 케이블 드라마 출연을 확정지었습니다. 고현정은 SBS ‘봄날’ 이후 11년 만에 오는 5월 방영 예정인 tvN ‘디어 마이 프렌즈’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전도연 역시 SBS ‘프라하의 연인’ 이후 11년 만에 tvN ‘굿 와이프’ 출연을 확정지었습니다. 전도연은 “작품 선택의 폭을 넓히고 싶었던 기회에 좋은 작품의 출연 제의를 받았다. 새로운 장르와 흥미로운 이야기에 끌렸다”며 “십여 년 만에 드라마를 하게 돼서 설레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기도 한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처럼 톱 여배우들의 케이블 드라마 진출은 이제 대세로 자리 잡는 모양입니다. 이들이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믿을 수 있는 스타PD, 스타작가가 뭉쳐 완성도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지상파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르물을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지상파 드라마 속 여성의 캐릭터가 매우 전형적인데 반해, 케이블 드라마 속 여성상은 톡톡 튀는 개성과 함께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례로 그간 청순한 이미지의 대명사였던 박보영은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소심녀와 음탕녀를 오고가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한 바 있죠. 이렇듯 케이블 드라마의 출연은 배우들의 입장에서도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요즘은 케이블 드라마를 지상파와 비교했을 때 작품성과 화제성을 함께 갖춘 경우가 더 많다”며 “또한 배우들은 쪽대본이 거의 없는 케이블 드라마 제작환경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지상파·케이블 상관없이 작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청자들 역시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케이블 드라마를 ‘믿고 본다’고 말할 정도로 인식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톱 여배우들의 케이블 행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혜수·고현정·전도연에 이어 또 어떤 여배우가 출연 소식을 알릴지 궁금해집니다.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