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박영선의 난… 눈물 호소에도 불구 ‘필리버스터 중단’ 반대 여론 십자포화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영선의 난… 눈물 호소에도 불구 ‘필리버스터 중단’ 반대 여론 십자포화

기사승인 2016-03-02 11:26: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필리버스터 중단에 따른 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격려와 응원 일색이던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조롱과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고, 이념 투쟁을 접고 총선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표를 호소한 박영선 의원은 십자포화를 맞고 있습니다.

1일 주인공은 삼일절이 아니라 박영선 의원이었습니다. 이날 새벽부터 박 의원은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 1위를 휩쓸었습니다. 필리버스터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더민주는 하루종일 필리버스터 중단을 놓고 몸살을 앓았습니다. 김종인 대표를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은 전날 밤 심야 비대위 회의에서 이종걸 원내대표를 설득해 오전 중으로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집단으로 반발이 나와 심야 의원총회 끝에 결국 이 원내대표 연설을 마지막으로 필리버스터를 끝내기로 했습니다.

필리버스터 중단에 따른 논란의 당사자 박 의원은 직접 필리버스터에 참여해 “국가정보원이 파놓은 이념 프레임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의 노여움을 제가 다 안고 가겠다. 제게 분노의 화살을 쏘라”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국회의장 직권상정에 따른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을 수 없다면서 더민주를 ‘소수 야당’이라고 칭하면서 “다가오는 총선에서 야당을 찍어달라. 야당에게 과반 의석을 달라”고도 했습니다.

더민주의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에 인터넷 여론은 둘로 쪼개졌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선택’ ‘총선 체제로 전환해야 할 시점’ ‘고뇌의 결단’ 등 지지 반응도 있었지만 대다수 야권 성향 네티즌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이렇게 중단할 것이면 시작도 하지 말지’ ‘결국 표 달라는 정치 쇼로 끝났다’ ‘멋있게 지는 법을 모른다’ 등 비판성 게시물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박 의원을 정조준한 의견이 많았습니다. ‘더민주가 무슨 소수 야당인가’ ‘의석이 없다는데 진작 잘해서 의석 확보하지 그랬나’ ‘비판한다고 국정원 알바라고 모나’ ‘뒤에 정의당 필리버스터가 기다리고 있는데 중단한다고 강조한다’ ‘진정성을 보이려면 총선 불출마 선언해야’ 등 날선 비판이 쇄도했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다”며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들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눈물을 흘린 이 원내대표의 마지막 필리버스터 연설에도 싸늘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더민주의 필리버스터 중단에 대해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어제 ‘더민주 박모 의원께서’ 필리버스터를 하는 도중에 눈물을 쏟으면서 이번 총선에서 표를 몰아달라고 했다”며 “우리가 그 동안 주장했던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선거를 위한 ‘선거버스터’였음을 확인하는 장면”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속 의원 5명 전원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이후 새누리당은 여유만만 했다. 더민주가 끝까지 가지 않을 것을 확신하고 있었던 듯했다. 유감스럽게도 새누리당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야당 스스로 이긴다는 확신이 없는데 어떤 상대가 두려워하겠나”라고 더민주를 비판했습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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