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에 국민의당이 아니라 ‘갈등의당’이 된 것 같습니다.
6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서울 마포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를 포함해 모두 이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 그래도 좋다”며 야권통합을 거부했습니다. 최원식 대변인은 “공식적이고 확고한 입장은 수도권 연대도 없다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을 일축한 셈입니다.
하지만 7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한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우리 당이 교섭단체 이상 의석만 확보하면 여당이 개헌선을 넘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야권 통합 불가론을 반박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말씀하신대로 통합적 국민저항체제가 꼭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습니다. 통합적 국민저항체제란 안 대표가 지난해 11월 더민주 탈당 직전 혁신전당대회 개최와 천정배 신당과 통합을 추진하자며 제안한 방법입니다.
김 위원장은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야권이 개헌저지선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여당이 개헌선을 넘어설 때 이 나라와 국민이 감당해야할 끔찍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안 대표는 김 위원장 주장을 정면으로 재반박했습니다. 안 대표는 이날 김 위원장 발언이 끝나고 난 뒤 “무조건 통합으로 이기지 못한다. 이미 익숙한 실패의 길일 뿐”이라면서 “다른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정권교체 가능성을 잃어버린 낡은 야권을 재구성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저희들의 목표는 기존의 거대 양당 구조를 깨는 일”이라며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저는 믿는다. 이런 퇴행적 새누리당에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는 그런 결과를 국민께서 주진 않을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같은 국민의당 갈등에 가장 이득을 본 곳은 더민주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이 국민의당 균열을 불러일으켰고, 총선에서 야권이 패할 경우 국민의당으로 책임을 돌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필리버스터 중단 역풍을 조기에 진화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