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천배제(컷오프)를 두고 10일 인터넷은 하루종일 시끄러웠습니다. 더민주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정 의원 컷오프 소식이 알려지자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는 그대로 달아올랐습니다. ‘당 위해 싸운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내치나’ ‘정청래를 살려내라’ ‘김종인은 물러나라’ 등 격앙된 반응이 대다수였습니다.
당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정 의원과 함께 더민주 공식 팟캐스트에 출연하고 있는 진성준 의원은 “당 지도부는 당헌이 정한 재심 절차에 따라 재고해주시기 바란다”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최민희 의원도 “우리당 최전방 대여공격수 정 의원 컷오프 국민과 함께 재고 요청한다”고 했고, 김광진 의원은 “멀리 있는 집토끼보다 우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집토끼에 더 사랑을 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표창원 비상대책위원은 “정 의원은 제게 형제 같은 분이다.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글을 썼고,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정 의원은 정의롭고 용기 있으며 행동할 줄 아는 바른 사람이었다. 지도부의 판단이 말할 수 없이 섭섭하다”고 밝혔습니다. 은수미 의원 또한 “정부 여당을 향해 두려움 없이 발언하고 당 방침을 관철하려 한 의원이다. 재심 기회를 달라”고 했습니다.
정 의원 컷오프 불똥은 박영선 의원으로도 튀었습니다. 인기 팟캐스트 ‘이이제이’에서 박 의원과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이 사적으로 나눈 대화가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이 대화에서 박 의원은 이 본부장이 컷오프에 대한 여론이 안 좋다고 하자, “SNS에서 (여론이) 안 좋을 것”이라면서 이 본부장이 이번 컷오프가 너무 약하다는 일부 여론도 있다고 설명하자, “(그런 비판에는) 휘둘리면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박 의원은 논란이 확산되자 “방송 내용은 대화 중간이 생략되어 결과적으로 말이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정 의원 지지자들에 대한 허탈감에 대해 걱정하는 대화를 나눈 것이며 정 의원 한 명으로 약하다는 여론이 있다는데 대해 그런 여론에 휘둘려선 안 된다는 대화 내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실제 박 의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정 의원의) 지지자들을 고려해야 한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김용익 의원은 트위터에 “정 의원의 탈락은 불가하다. 정청래는 탈락이고 박영선은 단수 후보라니 이런 결정을 누가 이해하겠나”라면서 박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당밖에서도 난리가 났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정청래 구명을 위한 무기한 국민 필리버스터에 돌입하자”고 했고 지지자 수십 명은 이날 밤 늦게까지 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11일은 정 의원을 미국 대선 후보 트럼프에 비유해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홍창선 더민주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 것보다 이 사람은 (막말) 챔피언 수준이 된 거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처럼. 그런데 시원하다며 그 사람 지지도가 계속 올라가니까 당에서 부담된다고 저걸 끌어내려야 되겠다고 지금 야단이라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습니다.
홍 위원장은 정 의원 공천 배제를 재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옛날 같으면 당사가 아마 부서지고 난리가 났을 거다. 저희 나름대로 논리가 있고 기준이 있고 이런 절차에 따라 했기 때문에 얼마든지 설명드릴 수 있다”며 재고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자신의 컷오프를 두고 당이 시끄러운데도 정작 정 의원은 아직 별다른 말이 없습니다. 활발했던 SNS도 조용합니다. 그는 자신의 컷오프 소식을 전해 듣고 당에 대한 섭섭함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회에 출근하지도 않고 측근들과 대책을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종인 대표는 정 의원 컷오프에 대해 “무슨 얘기인지 알겠지만 공천관리위원회 결정대로 가자”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의원이 출연한 총선 뮤직비디오 “편집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이제 관심은 정 의원의 선택에 모아집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재심 절차를 밟을 것 △선당후사 입장을 내놓을 것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당내 구제 등 다양한 예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