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상승세가 대단해서 경쟁이 가능할지조차 불분명하다. KBS2 ‘태양의 후예’와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의 이야기다. ‘태양의 후예’라는 악재를 딛고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MBC 새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16일 베일을 벗는다. KBS2 ‘태양의 후예’와 SBS ‘돌아와요 아저씨’가 있는 수목극 경쟁에 뒤늦게 합류하게 된 것.
후발주자인 ‘굿바이 미스터 블랙’의 부담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작 ‘한 번 더 해피엔딩’은 시청률 3%대로 초라한 퇴장을 했고, 동시간대 경쟁작 ‘태양의 후예’의 기세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태양의 후예’는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지난 10일 방송은 28.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조만간 30%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렇다면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경쟁작 못지않게 ‘굿바이 미스터 블랙’도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진욱, 문채원, 김강우, 유인영 등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
스토리 라인 또한 탄탄하다. 1983년 출간된 황미나 작가의 동명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동료에게 배신당한 남자가 펼치는 굵직한 복수극을 그린다. 믿었던 친구에게 친구의 약혼녀, 돈, 명예 등 모든 것을 잃은 차지원(이진욱)은 태국 빈민촌에서 무국적 고아로 자란 김스완(문채원)과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원작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기도 하다.
‘태양의 후예’와 함께 방영되지만 않았어도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법 하다. 앞서 14일 열린 ‘굿바이 미스터 블랙’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한희 PD는 경쟁과 관련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태양의 후예’가 잘 돼서 사전제작이 활성화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도 “저희와의 경쟁에 있어서는 조금씩 양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단점을 논하기엔 그렇지만 한 땀 한 땀 장인의 숨결과 손길로 만들다 보면 반응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우들 역시 ‘태양의 후예’를 의식했다. 이진욱은 “군인 내용을 주로 다룬 드라마가 아니다. 전직 군인이기 때문에 군인의 모습이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점이 차별점”이라면서 “저는 해군이고 송중기씨는 육군”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다른 성격의 드라마니까 경쟁한다는 생각은 없다. 이미 ‘태양의 후예’는 너무 잘 되고 있는 작품”이라며 “저희 드라마만의 장점, 색깔을 잘 살려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문채원은 “송중기와 전작을 같이 했었기 때문에 친분이 있어서 응원하는 마음”이라며 “드라마가 내용이 다르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다르니까 저희 드라마에 빠질 분들이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만족시켜 드리려는 마음으로 촬영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16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