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각본을 써도 이런 드라마틱한 경기는 나오기 힘들 테지만 실제 토너먼트 경기에서 그런 명장면이 연출됐다.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유벤투스(이탈리아)의 유럽대항전이 바로 그 명장면의 주인공이다.
두 팀은 17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소재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맞대결을 펼쳤다.
뮌헨은 앞서 1차전 원정경기에서 2대2 무승부를 거둔 터라 1대1로 비기기만 해도 8강 진출이 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챔피언은 달랐다. 원정경기에 왔지만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하는 전술로 경기장을 지배했다. 중원을 두텁게 장악하며 강학 압박에 주력한 유벤투스는 경기 시작 6분 만에 폴 포그바가 선제골을 넣고, 28분엔 후안 콰드라도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마치 홈에서 경기를 하듯 팀의 조직력은 견고했다.
이대로 끝나면 유벤투스는 종합스코어 4대2로 가볍게 8강에 안착할 수 있었다. 때문에 후반부터는 수비 위주의 전술로 상대의 공격에 견고히 맞섰다.
반면 전반까지만 해도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전했던 뮌헨이지만 후반부터 정신을 차렸다. 후반 28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센터링을 헤딩골로 밀어 넣으며 만회골을 터뜨렸다.
다소 시간이 없었던 뮌헨의 움직임은 분주해졌다. 반면 유벤투스는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한 전원이 수비에 가담했다. 골을 연호하는 뮌헨 팬들의 함성 속에서 창과 방패의 대결이 지속됐다.
좀처럼 열리지 않던 골문이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으로 터졌다. 수비가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뮌헨이 찾은 건 측면 돌파였다. 로망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토마스 뮐러가 헤딩으로 밀어 넣으며 2대2 동점을 만들었다.
합계 4대4가 된 두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미 기세는 뮌헨에 가 있었다. 수비적으로 하던 유벤투스는 한풀 꺾인 기세로 새롭게 전술을 짜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반면 뮌헨은 홈 팬들의 환호성을 등에 지고 ‘닥공’을 펼쳤다.
체력적 부담이 절정에 달한 시간대에 남은 건 정신력이었고, 뮌헨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연장 후반 시작과 동시에 티아고가 역전골을 터뜨린 데 이어 코망이 쐐기골까지 넣었다.
합계 스코어 6대4.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뮌헨을 떠나는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간 논란이 됐던 ‘유럽대항전 약세’에 대해 항변할 여지를 둘 수 있게 됐다. 반면 유벤투스는 후반 막판까지 8강 진출을 확신했지만, 단 몇 분 사이에 먹힌 골로 이번 시즌 유럽대항전을 마무리해야 했다. dani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