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비 기자의 사람이야기] “방사선 조사하는 10분…찬송가 흘러나와”

[김단비 기자의 사람이야기] “방사선 조사하는 10분…찬송가 흘러나와”

기사승인 2016-03-20 14:35:55


금기창 연세암병원 부원장 “암세포에 방사선 조사하는 동안 의료진 최선”
“환자가 원한다면 찬송가 틀어주기도…마음의 안정 중요”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과거 투병 중인 암환자에게 방사선 치료는 피하고 싶은 대상이었다. 인후두암 3기를 진단받은 김성광(가명) 씨는 29회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끝낸 다음이었다. 성광 씨의 아내는 기자를 만나 “방사선 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성광 씨는 지금 빠르게 호전 중이다. 의료진도 완치 가능성을 높게 봤다. 금기창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내과 교수는 “방사선 중간 치료결과가 좋아 당초 계획보다 방사선 치료일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현재 성광 씨는 건강한 일반인처럼 밥도 잘 먹는다. 성광 씨는 “입 주변에 방사선을 쐬면 밥도 못 먹고 침을 질질 흘린다고 들었다. 모든 방사선 치료를 끝낸 직후에는 밥을 넘길 때마다 따끔한 느낌을 있었지만 몇 개월 지난 지금 별다른 이상이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섣부른 두려움이었다고 덧붙였다.

◆항암보다 덜한 고통 ‘방사선’…10분의 두려움 없애려 노력

금기창 교수는 방사선 치료를 둘러싼 일반인들의 오해를 안타깝게 여겼다. 수술이나 항암 등 다른 암 치료방법에 비해 유독 괴담 형태의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다. 금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방사선 치료를 거부한다. 부작용이 심하고 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후유증은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보다 덜하다”고 말했다.

실제 그의 많은 환자들이 별다른 부작용을 느끼지 않고 외래를 다니고 있다. 치료계획에 맞혀 매일 병원에 와서 암이 자리한 부위에 방사선을 쏘인다. 환자가 방사선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평균 10분이다. 누군가에는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환자에게 고역의 시간일 수 있다.

성광 씨는 방사선실에 누웠던 당시를 회상하며 “세상에서 가장 긴 10분”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방사선실 천장을 꽃과 나비가 날아다니는 풍경 사진으로 꾸몄다. 또 환자가 원한다면 10분의 방사선 조사 시간동안 찬송가를 틀어주기도 한다.

◆방사선 치료에도 ‘명의’ 존재…진화하는 방사선 치료법

좋은 방사선기가 있어도 이를 제대로 다룰 의사가 없으면 안 된다. 좋은 기기일수록 방사선 세기의 일정함을 유지하고 조사 정확도를 높인다. 의사의 몫은 울퉁불퉁 생긴 종양 어느 부위에 얼마만큼 방사선을 쏠 것인지 치료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병원마다, 의사마다 치료계획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금 교수는 “해당 의사의 의학적 지식, 임상 경험, 관점에 따라 방사선 치료의 성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사선 치료는 다양해지고 있다. 방사선 세기 조절이 가능한 IMRT부터 영상유도 방사선치료, 양성자와 중입자를 이용한 입자치료 등이 그것이다. 연세암병원은 중입자를 이용하는 방사선기기를 2020년까지 사들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 해당기기를 보유한 국내 병원은 없다. 금 교수는 “일부 암환자들이 중입자 치료기가 있는 일본으로 가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치료받고 온다. 우리 환자들이 적절한 비용으로 국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kubee0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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