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1일 당무 거부에 들어갔습니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 불참했고 중앙위원회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전날 중앙위 반발로 4·13 총선 비례대표 명부가 확정되지 못한데 따른 반발입니다. 앞서 김 대표는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배정해 ‘셀프 전략공천’ 논란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그동안 김 대표는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 “내 나이가 77세다. 국회 와서 쪼그리고 앉아서 한다는 건 곤욕스런 일이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나 지금에 와서 그걸 추구할 입장은 아니다”
“내가 과연 비례에 큰 욕심이 있느냐,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는 그런 생각이 추호도 없으니 그 정도만 아시만 된다” “(문재인 전 대표 측에서) 비례대표 2번을 준다고 해서 내가 핀잔을 줬다. ‘내가 비례대표 하나 오퍼(제의)한다고 거기에 따라갈 사람이냐’고. 그런 유치한 소리는 듣기도 싫다.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등의 입장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가 비례대표 2번이 되자 더민주는 벌집을 쑤신 꼴이 됐습니다. 김광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고 적었고, 정청래 의원은 “사람들이 염치가 있어야지,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추미애 의원은 “이번 비례대표 선정은 원칙도 없고 국민도 없다”고 했습니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고약한 선택”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입장은 강경합니다. 전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는 ‘비례대표 2번’ 논란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 대표는 “아니, 2번을 하나 10번을 하나 15번을 하나 차이가 뭐가 있나.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지. 나는 그런 식으로 일을 못한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옛날 김대중 전 대통령 식으로, 끝번호 넣어 동정을 구하는 식의 정치는 안하는게 좋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내가 비례대표를 추구하던 사람도 아니고, 지금 자기네들 도와주기 위해 필요하니 하려고 한건데, 필요없다고 하면 안하면 그만이지 딴 얘기할 것 있나”라면서 “꼼수란 건 내 생각에 들어있지 않다. 일을 하려면 분명하게 정직하게 이야기하고 일을 해야지”라고 했습니다. “여론에 대해 너무 신경쓰면 지금까지 이렇게 일을 하지도 않았다”고도 했습니다.
중앙위 반발에 대해선 “방법은 한 가지 밖에 없다. 중앙위가 자기네들 권한을 행사해서 자기네들이 마음대로 정하고 선거를 관리해서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된다. 그것이 안된다고 생각하면 저런 행동을 취하면 안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도움을 주는 것도 도움을 받을 사람들의 자세를 보고 줄 수 있는 것이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세가 전혀 안돼 있고 도움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도와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면서 “내가 여기까지 이끌어온 것에 대해 아까운 생각도 없다. 오늘 보니 도저히 이 사람들하고는 같이 일을 할 수가 없다. 이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고치지 않는 이상은 절대로 수권정당의 길로 갈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취재진과 만나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비대위 회의에 참석 안하느냐’는 질문에 “내 복장 보면 모르냐”고 반문했고, 비례대표 2번을 바꿀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엔 “그것에 대해 묻지 말라. 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비례대표 순위 투표시 A, B, C 그룹으로 나뉜 것을 비판한 중앙위에 대해선 “중앙위에서 반대했던) 그 사람에게 가서 물어봐라”며 "난 더 이상 정치, 정당에 대해 더이상 얘기 안할거니까 나에게 묻지 말라”고 답했습니다.
비례대표 명단 및 순위 수정과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그건 내가 어저께 충분히 이야길 했으니 더 이상 나한테 묻지 말라”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 “그걸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중앙위에 가서 물어봐”라고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히든카드로 영입한 김 대표와 더민주 당내 반발은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김 대표가 비례대표 2번으로 20대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