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들었어?] 아이돌의 정점 선 태민·놀라운 레드벨벳·항상 잘하는 이하이

[어떻게 들었어?] 아이돌의 정점 선 태민·놀라운 레드벨벳·항상 잘하는 이하이

기사승인 2016-03-23 13:54:55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하루에도 몇 십 개의 앨범이 쏟아진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바야흐로 앨범 범람 시대. 그 중 화제가 되는 앨범들을 듣고 리뷰해 본다. 3월을 단비같이 적신 샤이니의 태민 솔로앨범, 레드벨벳의 두 번째 미니앨범, 그리고 이하이가 주인공이다.

태민 ‘프레스 잇(Press It)’ 2016. 2.23 발매 : 아이돌 그룹들이 성장하고 진화하려 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최상·최적의 표본이 있다면 태민을 꼽고 싶다. SM A&R팀 또한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궁극의 에센스(Essence)를 태민의 이번 앨범에 담아낸 것으로 보이며, 그것을 완성하는 건 태민의 퍼포먼스다.

첫 번째 트랙인 ‘드립 드랍(Drip Drop)’의 경우 사운드가 굉장히 절제돼 있어 그냥 들었을 때는 심심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은 이미 샤이니의 태민, 괴도의 태민을 봤기 때문에 이 곡 위에서 태민이 어떤 퍼포먼스를 펼칠지 더 기대하게 된다. 물론 그것은 태민이 기존에 기대 이상을 보여줬던 퍼포머(Performer)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효과다.

리듬감 있는 트랙과 느린 트랙의 배치도도 좋다. 곡 퀄리티를 논하기엔 입이 아프다. 트랙을 넘어갈 때마다 감탄이 나오는 앨범이다. 아이돌로서 더할 나위 없는 커리어를 쌓은 태민이고, ‘프레스 잇’은 태민의 커리어를 아는 사람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살 수 있는 앨범이다.

레드벨벳 ‘더 벨벳(The Velvet)’ 2016.3.17 발매 : 기존 레드벨벳의 노래를 들어왔던 사람들에게는 당황을 불러일으키는 트랙들의 연속이다. 물론 긍정적인 당황이다. 타이틀곡을 발라드로 선정한 것도 의외의 선택이지만 기대치보다 좋은 목소리와 소화력은 듣는 이를 감탄케 한다. 견우와 직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7월 7일’의 가사는 시적이다.

이전 미니앨범인 ‘더 레드(The Red)’와 연결되는 동시에 상반되는 콘셉트의 앨범인 만큼 기존 타이틀곡에서 보여줬던 발랄함과 상큼함은 없다. 대신 같은 나이대의 걸그룹에게서 느끼지 못한 기품이 담겨있다. ‘덤덤(Dumb Dumb)’을 아는 사람들에게 ‘7월 7일’은 예상치 못한 정적인 곡이지만 결국엔 “이것도 저것도 다 잘 하는 그룹”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하이 ‘서울라이트(Seoulite)’ 2016.3.9 발매 : 첫 트랙부터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앨범이다. 음색 때문인지 이하이 하면 항상 레트로(Retro) 장르가 자동으로 연상되는데 YG는 이를 매우 잘 이용한다. 이미 한 번 휩쓸고 지나간 트렌드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대세를 판가름하기 마련이다. 이하이라면 충분히 대세가 될 만 하다.

눈에 띄는 점은 그동안의 YG가수들 앨범과는 달리 내부 인력보다는 외부 작곡가들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다. 특히 샤이니 종현의 곡이 공동 타이틀이라는 것은 고무적이나 의외이기도 하다. 종현이 작곡하는 정통 발라드가 이하이에게 정말로 어울리는지는 깊게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곡도 좋고 이하이도 항상 그랬듯 잘 하지만 후렴구에서 들려주는 목소리는 듣는 이가 이하이에게 기대할 만한 사운드가 아니다. 물론 좋은 목소리이긴 하다.

★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 다수의 기획사, 공연 A&R팀을 거쳐 작곡을 업으로 삼고 있는 김땅콩(예명,32)이 열흘마다 갱신되는 가요계 최신 앨범을 리뷰합니다. 정리·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