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김준면(25)은 아마 신인배우 중에서는 가장 ‘귀한 몸’일 것이다. 배우로서는 새로운 얼굴이지만 가수로서는 ‘블록버스터’에 가까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단일 음반을 100만장을 팔고, 해외에서도 높은 지명도를 가진 그룹 엑소의 리더 수호다. 단독 콘서트 무대에 선 엑소 수호를 본 지 얼마 되지도 않은 24일 김준면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글로리데이’(감독 최정열)속 상우 역은 김준면에게 맞춘 듯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비록 분량은 많지 않지만 자신을 홀로 키운 할머니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군입대를 선택한 상우를 김준면의 희고 반듯한 얼굴 속에서 찾기는 어렵지 않다. 친구들의 잘못과 어른들의 이해관계 속에 모든 것을 짊어지게 되는 상우에 대해 김준면은 “처음에는 등장인물들을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생각해 보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라고 평했다. “실제 실화가 아닐 뿐이지 충분히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친구들의 잘못도 아닐뿐더러, 형사나 아나운서, 지공이 엄마까지 그 누구의 잘못이라고 하기 힘든 사건이죠. 우리도 사실은 이기적인 사람들이고,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의 이기심과 무책임함을 느낄 때가 있잖아요. 영화는 그저 그것들을 까발려놓은 것뿐이에요.”
냉철한 해석이다. 그렇다면 배우 김준면도 이기적인 사람일까. 김준면은 “이기적일 때가 많아요. 저도 사람이니까.”하고 대답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예를 들지는 못했다. 엑소로 데뷔한 후 이제까지 리더 수호로 살아온 김준면에 대해 주변의 평은 대부분 ‘이타적인 사람’이다. 이런 평에 대해 김준면은 “저도 이기적인 부분이 분명 있긴 하다”며 끝까지 이기적임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이런 어른은 되지 말아야지’하고 생각한 의견을 내놨다. “자기가 맡은 바에 대해 책임감이 있어야지, 자신의 일에 무책임하거나 애착이 없는 상태로 일을 하는 건 좋은 어른은 아닌 것 같아요. 엑소 멤버들을 챙기고 팬들을 사랑하는 것이 엑소 리더의 책임이고, 배우 김준면으로서는 상우를 연기하고, 인터뷰와 무대인사를 하며 배역에 책임감을 느끼다 보면 저도 좋은 어른이 되겠죠.”
보통 사람은 엑소 수호의 역할만 해내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두 가지를 모두 해내고 있는 김준면은 책임감 있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 그렇단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김준면은 어떨까. 엑소 수호도, 배우 김준면도 아닌 사람 김준면은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그런데 (가수와 배우)모두 저니까. 전부 사람 김준면이다”라고 일축한 후 “물론 개인적으로 친한 친구를 만날 때는 또 다른 제 3의 모습이 나온다”고 말했다.
“유명인으로서 모범이 돼야 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그래도 자유롭게 만나는 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꾸밈없이 얽매이지 않고 편하게 친구들을 만나곤 해요.” 그렇게 시간을 보낸 후 또 다시 무대에서 엑소의 리더로서 책임을 다한다. “데뷔 초 때는 만나는 모든 사람이 어려웠어요. 그러다 보니 경직돼 있고, 리더란 이름 아래 실수를 하거나 틀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박혀있었죠. 그 때는 위트 있고 재미있는 인간 김준면의 모습을 가리고 살아오긴 했어요. 제 생각에는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제가 반사적으로 좀 풀어진 것 같아요. 아이돌로서는 처음에는 신비주의를 내세울 수 있지만 배우로서는 인간적이고 친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런 고민을 하다 보니 아이돌로서도 점점 꾸밈없는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매력적이지 않나 싶었어요. 제 이상형도 인간적인 배우인 걸요.” (②에 계속) rickonbge@kmib.co.kr / 사진=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