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 등 해외기관의 허가 장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허가를 위해 바이오시밀러라는 새로운 영역의 약물이 오리지널 항암제보다 효능과 안전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입증해야 한다. 그럼에도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도입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도입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준 기업이 바로 셀트리온이다. 지난 4월 5일(현지 시간) 셀트리온이 개발한 ‘램시마(Remsiam)’는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최종 판매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램시마는 미국에 최초로 발을 디딘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됐다. 이후 관심을 받고 있는 차기 약물이 바로 항암제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와 ‘리툭시맙’이라는 2가지 약물이다.
유방암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의 ‘허쥬마’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 허가를 받았고,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있다. 허쥬마는 암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protein)의 기능을 억제, HER2가 과발현된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시키는 표적치료제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허셉틴은 출시 초기 7000만원에 달하는 비싼 약가 때문에 회사와 유럽 보건당국간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허쥬마 등장에 따라 국내의 경우 오리지널 약제의 가격은 30% 자동 인하되며, 이는 높은 약가 때문에 치료 혜택을 받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기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다른 항암제로는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로 개발 중인 ‘CT-P10’이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이 약물에 대해 유럽의약품청(EMA) 허가신청을 접수했다. 유럽 허가를 통과할 경우 한 번에 유럽 31개국에 대한 일괄 제품승인을 받게 된다. CT-P10은 혈액암과 류마티스관절염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바이오 항체의약품 리툭시맙의 바이오시밀러이다. 다만 허가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테바, 머크, 베링거잉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3상 단계에서 임상을 중단하고 개발을 포기한 바 있다. 이 약물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작용기전이 복잡해 동일한 효능으로 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셀트리온이 항암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유럽 허가에 이어 미국 FDA 허가를 인정받는다면, 전 세계 항암제 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newsroo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