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임금피크제 도입 ‘확산’… 대상자 교육은?

[쿠키人터뷰] 임금피크제 도입 ‘확산’… 대상자 교육은?

기사승인 2016-05-18 10:57:55

윤희준 쿠키뉴스 교육센터 대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대상자 교육 프로그램 ‘퍼스트무버. 변화관리 3 Step’ 개발

[쿠키뉴스=박주호 기자]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2016년 1월부터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기업에 만 60세 정년제도가 시행됐다. 2017년도부터는 300인 미만 기업에도 시행된다.

이 같은 정년 법제화는 고령화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고, 국가적으로도 청년실업문제가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임금피크제 확산에 주력하며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산하 모든 공공기관에 대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적 주도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게 된 공공기관들은 갑작스러운 제도 시행으로 다양한 과제와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갑작스럽게 임금이 삭감되고 직무환경이 변화되면서 해당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수행할 가치 있는 직무를 개발해야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도 쉽지 않다.

최근 공공기관 임금피크제도 대상자 교육 프로그램인 ‘퍼스트무버. 변화관리 3 Step’을 개발한 쿠키뉴스 교육센터 윤희준 대표(공인노무사)를 만나 그 해법에 대해 들었다.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임금피크제가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 필요한 제도라는 점을 부인하긴 어렵다. 하지만 누구라도 갑자기 임금이 삭감되고 스스로 가치를 인정하기 쉽지 않은 새로운 직무를 떠안게 되면 직무에 몰입하기 어려워진다. 또 갑작스럽게 직책이 사라지게 되면 도대체 무슨 일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후배 직원들과 대화는 또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혼란을 느낄 수 있다. 개인은 삶의 활력을 잃게 되고, 조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커지기 마련이다.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 해결 고리의 하나로 임금피크제 대상자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

-임금피크제 대상자 교육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나?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위한 공통 교육은 일반적인 역량강화교육이나 직무교육과는 차별화돼야 한다. 그 대상자들은 장기간 기관에 몸담아 조직성과를 리드해 온 분들이고 그간 엄청난 교육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그 직무역량 수준이 정점에 이르렀는데, 또다시 복습에 복습을 반복하라 해서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이 교육은 퇴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전직지원(Out placement) 교육과도 차원이 다름을 인식해야 한다. 마치 당장 퇴직할 것처럼 은퇴자 교육장에 밀어 넣는다면 오히려 조직성과 창출이나 개인의 동기부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임금피크제 대상자 공통 교육 프로그램은 이 분들의 높은 역량수준에 대한 신뢰 위에서 단기, 중기, 장기적인 3단계 시계를 펼쳐 기관과 대상자 모두 유익한 로드맵을 담아내야 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일차적으로 자신이 보유한 높은 역량을 신뢰하는 가운데 스스로 변화된 환경을 인식하고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변화관리 교육에서 출발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로 정년퇴직 이전에 새로운 직무환경에서 직무에 몰입하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 내용으로 구성돼야 한다. 대다수 시간을 직장에서 생활하는 직장인들에게 직무에서 즐거움을 찾아 몰입할 수 있느냐는 삶의 질의 차원에서도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은퇴 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도록 성공적인 시니어들을 모시고 그 성공과 실패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단기적으로는 성공적인 변화관리를, 중기적으로는 흥미진진한 직무몰입과 성과창출을, 장기적으로는 인생이모작의 성공전략을 담아내는 종합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수행하는 직무는 무척 다양하다. 공통적인 직무내용을 담아 교육하는 것이 가능한가?

“대상자들이 담당하는 직무들은 무척 다양하다. 때문에 세세한 직무 그 자체에 초점을 둬서는 공통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어려워진다. 오히려 이 분들을 위한 직무교육은 이전과는 달라진 역할 변화에 초점을 두고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종전에 의사결정자, 업무지휘권자, 직무권한에 근거한 갈등조정자, 부서성과 관리자 등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임금피크제도 적용시점 이후에는 대부분 경영전략수립과 집행과정에서의 조언자(다양한 분야의 사내 컨설턴트), 사내 전문성 전수와 강화를 지원하는 코치, 권위와 영향력에 기초한 고충과 갈등조정자, 지역주민들과의 대외 협력촉진자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어떤 직무가 부여된다 할지라도 기대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역할들이다. 이러한 변화된 직무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임금피크제도를 시행할 때 기관에서 더 주의를 기울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문제가 제기되고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일본의 경우에도 많은 인사담당자들이 신 직무개발이 가장 어렵지만 중요한 과제라고 답했다. 예를 들어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명강사 수준의 강의스킬을 훈련받아 지역 청년들에게 비전과 역량을 전수하고 공공의 가치를 전파한다면, 대외협력 촉진뿐 아니라 기관의 위상강화에도 유익할 것이다. 이처럼 가치 있는 직무를 개발하고, 교육을 통해 성공적인 수행을 지원하고, 그 성공경험에 기반으로 직무에 새로운 가치 부여하는 선순환 노력이 필요하다.”
epi02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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