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통쾌한 아재파워 표방한 ‘특별수사’… 너무 멋진 김명민이 당황스러워

[쿡리뷰] 통쾌한 아재파워 표방한 ‘특별수사’… 너무 멋진 김명민이 당황스러워

기사승인 2016-05-31 17:42: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대한민국 스크린에서 이른바 ‘아저씨’ 서사는 ‘투캅스’(1993) ‘넘버 3’(1997) 이후 ‘살인의 추억’(2003) ‘추격자’(2008) ‘아저씨’(2010) 최근에는 ‘베테랑’(2015)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돼왔다. 영화 속에서 아저씨 주인공들은 대부분 범죄와 뗄 수 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범죄에 직접적으로 발을 담그고 있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사건 속에서 정의를 외면하고 싶지만 결국은 자신만의 작고 소중한 신념 때문에(혹은 덕분에) 소시민적 영웅으로 등극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영화 제작자가 흥행을 위해 떠먹여주는 작은 쾌감을 억지로 삼킨다. ‘특별수사’(감독 권종관)는 영화를 보기도 전에 ‘대한민국의 답답한 속을 뻥 뚫어줄 통쾌한 아재파워’라는 홍보문구로 영화의 정체성부터 줄거리까지 모두 유구한 ‘아저씨 서사’를 따라가고 있음을 드러낸다.

형사였던 최필재(김명민)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계급장을 뗀 채 변호사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다. 물론 변호사 사무장이라는 건 명목뿐이다. 사실은 과거 수사경험을 살려 뒤가 구린 범죄자들의 수임을 맡아 최소한의 형량만 받게 해 주는 범죄 브로커다. 그러나 브로커로 활동하던 최필재에게 한 장의 편지가 날아든다. 다름 아닌 재벌가 며느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사형을 선고받은 사형수 권순태(김상호)의 억울함을 표명하는 편지다. 최필재가 아직 형사이던 시절, ‘범죄자의 목숨도 아낌없이 돌보는 형사’로 신문지상에 한 번 등장했던 것을 본 권순태가 자신의 무죄를 밝혀달라고 요청한 것.

보통 때라면 그냥 지나쳤을 편지를 최필재는 놓치지 않는다. 해당 사건이 자신의 계급장을 떼게 한 양용수(박혁권)의 덜미를 잡아챌 실마리가 될 것임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단순 살인사건이 아닌 청부살인임이 밝혀지고, 배후가 드러나며 사건은 급물살을 탄다. 권순태의 딸 권동현(김향기)과 만나고, 최필재가 옷을 벗기고 싶어 하던 양용수가 시체로 발견된다. 죽은 며느리의 시어머니인 재벌가 총수 여사님(김영애)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최필재는 거대한 권력과 맞서게 된다.

‘특별수사’는 러닝타임 내내 놀라울 정도로 충무로의 명품 배우들이 곳곳에 출몰한다. 성동일을 위시해 박혁권, 이문식, 김뢰하, 박수영 등이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하며, 비교적 최근 주목받은 오민석까지 버릴 배우가 단 한사람도 없다. 영화 초반까지도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차근차근 이야기를 쌓아가며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지만 후반이 될수록 이야기에 매몰되고 맥없이 소비된다. 이는 배우들의 탓은 아니다.

단 120분의 러닝타임 속에 ‘갑(甲)질하는 금수저’와 ‘아저씨 버디물’ ‘통쾌한 수사물’ ‘아저씨와 소녀의 유대감’ ‘돈 앞에 스러지지 않는 소시민들의 정의’까지 욕심껏 담으려던 영화는 결국 급체하고 만다. 더불어 작품 내내 연기력과 더불어 멋들어진 목소리, 잘 빠진 몸매에 잘생긴 얼굴까지 과시하는 김명민은 ‘아재’라고 부르기엔 지나치게 멋있다. 15세가. 다음달 16일 개봉.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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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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